육류 등 고단백질 식품의 과다 섭취로 몸에 쌓이는 ‘호모시스테인’이라는 물질이 뇌경색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기를 먹을 땐 시금치 등 녹색 채소나 생선 등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다만, 아직까지 음식이 아닌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비타민B복합제 복용이 호모시스테인 감소를 통해 뇌졸중을 예방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섣부른 비타민B복합제 복용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이 운영하는 서울시보라매병원 신경과 남기웅·권형민 교수,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진호 교수팀이 단백질의 대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호모시스테인(tHcy)’이 뇌경색의 원인인 뇌 소혈관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신경과학회 공식학회지인 ‘신경학(Neurology)’에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7일 밝혔다.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은 뇌 혈관이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됨으로써 뇌세포로 산소와 영양분이 공급되지 못해 신체마비, 감각이상, 언어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큰 혈관이 좁아져 생기는 뇌경색의 원인은 동맥경화로 발생하는 혈전(피떡)이다. 반면, 소혈관에 의한 뇌경색은 높은 혈압에 의해 혈관벽이 점차 두꺼워져 발생한다. 특히 대뇌의 소혈관 질환은 뇌출혈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경색 환자의 경우 대부분 ‘뇌백질 고신호 병변(WMH)’ ‘뇌 미세출혈(CMB)’ 등의 소혈관 질환이 함께 발견된다. 증상이 한번 나타나면 완치가 어렵고 치료 후에도 후유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사전에 병을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2006~2013년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한 1578명의 뇌MRI 및 혈액검사 결과를 활용해 혈중 호모시스테인 수치와 소혈관 질환의 상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뇌백질 고신호 병변, 뇌 미세출혈 등 소혈관 질환 발생이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와 유의한 연관성이 있음을 밝혀냈다.

호모시스테인은 음식물이 몸 속에서 소화될 때 만들어지는 단백질 중 하나로 체내에 과다하게 쌓일 경우 심혈관 질환 및 뇌 조직 손상에 의한 치매 발병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 9.60μmol/L을 기준으로 전체 데이터를 두 집단으로 분류해 호모스테인 농도에 따라 소혈관 질환 위험이 증가하는지 조사했다.
그랬더니 9.60μmol/L이상인 집단에서 혈관 미세출혈과 뇌백질 고신호 병변, 열공성 뇌경색이 함께 관찰된 비율이 높았다. 14%가 25개 이상의 ‘확장성 혈관주위 공간’(EPVS)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호모시스테인이 소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지금까지 정상 범위라고 알려졌던 호모시스테인 농도인 5~15μmol/L 내에서도 유의한 위험성을 발견했는데, 다양한 형태의 소혈관 질환들이 호모시스테인이라는 공통된 원인을 가지고 있음을 규명했다는 점에서 향후 뇌경색과 치매의 발생 기전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형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호모시스테인이 뇌 소혈관 질환 전반의 발생에 관여해 추후 뇌경색과 치매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면서 “호모시스테인은 육류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자주 먹을 경우 체내 농도가 올라가므로 시금치 등의 녹색 채소나 생선 같이 비타민B가 풍부한 음식을 함께 섭취해 정상 수치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진호 교수는 “다만 아직까지 음식을 통한 비타민B 섭취가 아닌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비타민B 복합제의 복용이 호모시스테인 감소를 통해 뇌졸중을 예방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섣부른 비타민B 복합제 복용은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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