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양의 관문 나진항의 모습. 여시재 제공

남북 물류협력시 철도 보다 항만이 더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海運이 경제성·전략적 가치측면에서 철도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 이성우 본부장이 여시재의 한반도미래 블로그 중 주간 인사이트를 통해 9일 밝힌 이슈다.

이 본부장은 이 글에서 “최근 남북철도 연결과 한반도 육상물류의 미래에 대한 관심과 희망이 연일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남북철도의 연결은 한반도가 유라시아 대륙으로부터 70여 년간의 고립에서 벗어나 대륙으로 물류가 연결된다는 일인 만큼 관심이 높은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100년 전 손기정이 한반도에서 철도를 타고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했던 일을 회상하며 이제 그런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 희망하면서 다가오는 북미회담의 긍정적인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혈맥이 제대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경제적 요인과 전략적 지점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중국정부의 일대일로(一帶一路) 후에 해운(海運) 비율이 더 높아졌다는 점에 기초하고 있다.

이본부장은 같은 글에서 “일반적으로 물류에서 철도는 중거리, 중가(中價)의 화물들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물류수단을 정확하게 거리와 가격을 기준으로 나누기는 어렵지만 주로 400~500㎞ 미만의 단거리는 차량, 500~3000㎞ 정도의 범위는 기차 그리고 그 이상은 선박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 상식이다. 이는 물류 수단별로 해당 구간에 가장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철도가 화물 운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도 안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남북으로 제일 긴 경부철도의 길이가 450㎞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99.6%가 해운을 이용한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단절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저렴한 해운을 이용한 가공무역이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모델이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의 경우 수출입 물류에서 해운, 철송, 육송 등의 비중은 과연 어떨까? 최근 미국 국가전략연구소(CSIS) 발표 자료에 따르면 중국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의 물류 부분 성과 평가에서 2007년 중국-EU간 수출입 물동량이 해운 92%, 철송 0.8%로 해운이 압도적이었고 10년이 경과한 2016년은 해운 94%, 철송 0.9%로 오히려 해운의 증가율이 높았다. 참고로 이 기간 중국은 일대일로 활성화를 위해 철송에 대한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이는 물류의 양적인 측면에서 철도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철도는 우리 돈 들여 개발해주고, 항만 운영권은 중·러 등 3국으로 넘어갔을 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생각해보아야 할 점은 또 있다. 북한은 중국의 개혁개방정책과 같이 점선면(點線面) 전략에 의거해 항만 중심의 경제특구를 우선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 항만은 국가의 거버넌스 구조에 따라 다르나 일반적으로 민간재로 간주된다. 우리나라 역시 현재 부산항, 광양항, 인천항은 외국자본이 들어와 운영하고 있으며, 세계 5위권 항만인 부산항 신항은 대부분 외국 항만운영사가 임차 혹은 개발권을 획득하여 운영하고 있다. 북한 역시 전략적 가치가 높은 나진항의 경우 3부두는 러시아 기업이 49년간 임차권을 가지고 운영 중에 있으며, 1·2부두도 10년간 중국 기업이 운영해 왔다. 최근 중국이 북한의 나진항 개발을 위해 기존 1~3부두 이외에 4~9부두까지 개발하겠다는 계획, 연변지역과 가까운 청진항에 대한 투자 제안, 그리고 남포항과 신의주항에 관심을 가진다는 이야기까지 자국의 경제개발 기반이었던 연안도시의 항만개발 방식처럼 중국 동북 3성의 출해구(出海口)로 그리고 발해만 연결 항만으로 전략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이 대목에서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 보면 우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익성이 낮은 철도시설은 우리 돈을 들여 개발해 주고, 반면 단기간 내 수익성 제고가 가능하고 지정학적 우위 점유가 가능한 항만시설은 중국을 포함한 제3국이 운영권을 갖게 된다면 국익 차원에서 우리나라의 남북협력 전략에서 무언가 단추를 잘못 끼우는 듯한 느낌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 본부장은 남포 해주 원산 청진 운영권에 대해 시급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본부장은 “한반도 물류는 연결되어야 하고 시작점에서 목적지까지 멈추지 않고 달리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다. 그리고 대량 화물과 저렴한 화물은 바닷길을, 그 외의 화물들은 특성에 따라 철도, 도로 및 항공으로 나누어 운송될 것이다. 그런데 초기 북한 개발에 필요한 엄청난 양의 원자재와 북한의 인력을 활용한 생산품들은 대부분 해운을 통해 전 세계로 수출입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우리나라와 중국의 사례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시나리오이다. 지금 우리는 북한이 꼭 필요로 하는 철도시설에 투자를 해 주되 국익 확보 및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위해 북한의 남포, 해주, 원산, 청진, 단천, 나진항의 개발과 운영권 확보에 대한 시급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마지막으로 “북미 관계 급변으로 대북제재가 해제된 이후에는 우리가 북한의 항만에 대한 대응을 해도 이미 늦을 것이다. 남북이 공존하면서 서로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아낌없이 주는 마음도 중요하나 동북아에서 남북이 공생할 수 있는 전략적인 대응을 위한 방안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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