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고로 숨진 故 김용균 씨 넋을 기리기 위한 노제가 9일 오전 태안화력발전소 정문에서 진행됐다. 장례는 고인이 숨을 거둔 지 62일 만이다.

이날 노제에는 고인의 유가족을 비롯해 세월호·삼성백혈병 유가족, 양승조 충청남도지사 등 4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대형 걸개 사진과 ‘내가 김용균이다’란 만장을 앞세웠다.

고인과 동갑내기 외사촌인 황성민 군이 영정을 든 운구행렬은 태안화력 정문에서 추모식장까지 300여m를 걸어 추모식장으로 향했다.

노제가 진행되는 동안 태안화력발전소 정문에는 추운 날씨에도 고인과 함께 일했던 발전소 비정규직 근로자 등이 '내가 김용균이다'는 옷을 착용한 채 굳은 표정으로 노제를 지켜봤다.

고인의 유가족은 “용균이가 ‘죽음의 외주화’라고 불리는 잘못된 구조적 문제 때문에 너무도 열학한 환경에서 일했고, 너무도 처참하게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우리 부모는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죄인”이라며 울먹였다.

유가족은 이어 “우리 아들의 억울한 죽음의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고 책임자를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의 부당함이 바로잡힐 것”이라며 “그 길이 우리 아들과 같은 수많은 비정규직을 사회적 타살로부터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한국발전기술지부 태안화력지회장은 “고인은 요즘 젊은이답지 않게 궂은 일을 마다않고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던 노동자이다. 그러나 사망사고가 나자 원청과 하청은 당사자 과실이라고 주장했다”고 비판했다.

이 지회장은 “고인이 바라던 소망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마음으로 응원한 1100만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이룰 것 ”이라며 “고인이 부끄럽지 않은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한걸음 한걸음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화장은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이뤄지며, 장지는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이다. 마석 모란공원은 전태일 열사 등의 묘지가 있는 노동·사회 열사들의 상징적인 장소다.

김씨는 지난해 12월11일 오전 3시20분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사망한 채로 직장동료에게 발견됐다.

김씨의 사망은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사회적 여론에 불을 지폈다.

충남=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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