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 한류 알리는 미국 성공회 교회, 성제임스 교회

미국 LA 성제임스교회 한인예배의 모습. 김동우 기자 촬영

100년 역사의 미국 교회가 한국의 문화를 미국 주류 사회에 알리고 있다. 매년 한인의 날 행사를 열며 다양한 인종이 함께하는 공동예배에는 한국인 신부가 참여한다. 교회를 장식하는 스테인드글라스에 태극기를 그려 넣었으니 처음 보는 이는 한국인 교회가 아닐까 하고 착각할 정도다.

미국성공회 로스앤젤레스(LA) 교구 성제임스교회(김동진·케이트 크레스 신부)에서는 다양한 피부색을 한 사람들이 정원에 모여 케이크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김동진 신부의 노숙자 쉼터에서 생활하는 한인 노숙자 7명도 아침 일찍 이곳을 찾아 거리낌 없이 사람들을 만났다. 근사한 성가대 복으로 갈아입은 노숙자들은 단상에 올라 입당 성가로 성도들을 불러 모았다.

미국 LA 성제임스교회의 모습. 김동우 기자 촬영

교회는 1930년대 흑인 가수 냇킹 콜이 성가대 일원으로 노래한 곳이다. 흑인의 성가대 참여가 금지되던 시기였기에 담임 신부가 쫓겨났다. 그 역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기에 성가대에 노숙자를 받아들이는 데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김 신부는 “교회는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영적 고향과 같은 곳”이라며 “항상 세상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성공회는 ‘주류 문화’라는 인식이 있다. 큰 국가행사가 열리는 워싱턴 국가 대성당이 성공회 교회이며 미국의 모든 대통령은 성공회 예배를 드리며 첫 근무를 시작한다. 그런 맥락에서 교회가 운영하는 성제임스초등학교는 1년 학비가 3만 달러에 달하지만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부유층 자녀들이 입학하는 학교의 담임 교목은 한인인 고애단 신부가 맡았다.

학생들은 교회 예배와 사물놀이 동아리에 참석하며 자연스럽게 한인들과 어울린다. 가난하지만 다양한 국적을 지닌 아이들이 장학 제도로 입학해 그들의 친구가 된다. 매년 ‘한인의 날’ 행사에 참석해 한복을 입고 장구를 치며 각 나라의 전통문화를 존중하는 태도를 배운다. 자연스럽게 성공회 신앙이 강조하는 친교를 배우는 셈이다.

미국 LA 성제임스교회에 있는 스테인드글라스 모습. 태극기가 새겨져 있다. 김동우 기자 촬영


교회는 선교도 잊지 않는다. 매주 세 차례씩 한인타운의 가난한 이 300여명에게 식료품을 전한다. 대한성공회의 ‘푸드뱅크’가 이곳에선 ‘푸드팬트리’로 불리는 셈이다. 김 신부 역시 자신의 월급을 털어 쉼터를 운영, 한인 노숙자 23명과 함께 동고동락하고 있다. 김 신부는 “한인타운 땅바닥에서 자는 한인 노숙인이 아예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회에는 서로 다른 의미를 지닌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30여개가 빛을 내고 있다. 1932년 예수의 모습을 그린 첫 작품이 제작된 이래로 하나님과 성찬례 결혼과 삼위일체 등 다양한 모습이 새겨졌다. 그중에는 태극기가 새겨진 스테인드글라스도 있다. 태극기 위에는 이천환 대한성공회 초대 한인 주교가 농부와 노동자 어린이를 축복하고 있는 모습과 무궁화가 그려져 있다. 이 주교가 별세한 2010년 그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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