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 위해 목숨 바친 맹의순, “영원히 그를 추모합니다”

예장 통합 순교·순직심사위원회, 10일 서울 남대문교회에서 ‘故 맹의순 순직자 지정 예배’ 드려

남대문교회 찬양대가 10일 ‘故 맹의순 선생 순직자 지정 감사예배’에서 맹 선생이 작사한 '거룩한 꽃'을 합창하고 있다.


‘적(敵)이 사랑했던 의인’으로 불리는 맹의순(1926∼1952)의 순직자 지정 감사예배가 서울 중구 퇴계로 남대문교회(손윤탁 목사)에서 10일 진행됐다. 남대문교회는 맹의순이 생전 중등부 교사로 봉사했던 교회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는 지난해 9월 열린 103회 정기총회에서 맹의순을 순직자로 지정했다.

예배에서는 맹의순의 숭고했던 삶을 기억하자는 권면이 이어졌다. 설교를 전한 서정오 서울 동숭교회 목사는 “짧은 생을 살고 떠난 맹의순은 생명조차 귀한 것으로 여기지 않고 희생했던 신앙의 선배”라면서 “맹 선생이 보여준 사명자의 삶을 기억하고 우리도 사명을 위해 살기로 결단하자”고 당부했다.

예배를 주관한 예장 통합 순교·순직자 심사위원회 김완식 위원장은 이 교회 손호인 은퇴 안수집사와 김준성 청년회 회장에게 기념 동판을 전달했다. 교회는 맹의순의 청년 정신을 계승하겠단 뜻으로 청년부 회장을 수상자로 정했다.

회고사는 맹의순의 제자였던 정창원 은퇴 장로가 맡았다. 올해 91세인 정 장로는 “맹 선생님은 180㎝가 넘었던 장신으로 영어와 일어에 능하고 헬라어까지 하셨던 멋진 분이었다”면서 “20명이던 중등부를 300명으로 부흥시켰고 우리와 늘 노방전도를 다니면서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셨다”고 추억했다. 이어 “중등부가 부흥하면서 교회 옆 세브란스의대의 가장 넓은 강의실이던 에비슨관으로 예배실을 옮겼을 정도였다“면서 “이 나이가 되도록 신앙생활 잘하고 사는 힘이 맹 선생님에게서 나왔는데 죽는 날까지 그분께 받은 사랑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소설 ‘내 잔이 넘치나이다’로 맹의순을 대중에 알린 소설가 정연희 권사도 마이크를 잡았다. 정 권사는 “이 소설은 성령께서 나를 도구로 앞세워 쓰신 책으로 확신한다”면서 “맹의순의 희생 위에서 우리가 이처럼 큰 복을 받았는데 갈등과 다툼만 커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그는 “순직자가 된 맹의순 선생의 삶을 본받아 우리의 죄를 회개하고 참회하며 살자”고 했다.
남대문교회 청년부원들이 10일 열린 ‘故 맹의순 선생 순직자 지정 감사예배’에서 디트리히 본 회퍼가 지은 시에 곡을 붙인 '선한 능력으로'를 합창하고 있다.




청년부원 20여명도 무대에 올라 신학자 디트리히 본회퍼가 나치에 의해 사형당하기 직전 지은 시에 곡을 붙인 ‘선한 능력으로’를 합창하며 맹의순의 숭고한 정신을 잇기로 다짐했다.

손윤탁 목사는 “맹의순 선생이 걸었던 삶의 여정은 우리에게 늘 훌륭한 교훈이 된다”면서 “그가 남긴 십자가 정신이 한국교회의 신앙유산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맹의순은 6·25전쟁 직후 피난을 가다 미군에게 북한군 첩보원이라는 오해를 사 부산 거제리 포로수용소에 억류됐다. 하지만 석방될 기회를 마다하고 포로수용소에서 복음을 전하다 급성 뇌암으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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