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이어 남양유업에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용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남양유업이 국민연금의 배당확대 주주제안을 거부한다며 반기를 들었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51.68%) 및 특수관계인(2.17%)의 지분율이 총 53.85%로 배당을 확대하면 증가된 배당금의 50% 이상을 가져가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혜택을 보게 된다”며 11일 국민연금의 배당 확대 주주제안에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내유보금으로 기업가치 상승을 견인하기 위해 낮은 배당 정책을 유지해 왔다”면서 “지분율 6.15%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주주권익을 대변한다는 논리는 이치에 맞지 않다”고 비판했다.
남양유업은 또 “오히려 합법적인 고배당 정책을 이용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이익 증대를 대변하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9일 서울 강남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남부지역본부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그동안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이 다른 상장사들에 비해 지나치게 낮은 배당정책을 고수했다고 지적해 왔다. 여기에 남양유업의 ‘갑질’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연금은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을 검토했다. 기관투자가가 ‘집사(Steward)’처럼 연금 가입자의 재산이 투자된 기업의 가치를 충실히 관리하는 것이 스튜어드십 코드다.

이에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7일 주주권행사 분과위원회를 열고 배당 관련 공개중점기업(남양유업)에 대한 주주제안 행사(안), 주주총회 개최 전 의결권 행사 방향의 공개범위 결정, 수탁자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검토·논의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남양유업에 대해 ‘배당정책 수립 및 공시와 관련해 심의·자문하는 위원회(이사회와 별도의 위원회)를 설치’하는 정관변경 주주제안을 하기로 결정했다.

남양유업은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 때 주주제안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일단 표 대결에선 남양유업의 오너 일가 지분이 회사 전체 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국민연금의 제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남양유업이 입장 발표를 한 데는 돈을 쌓아두고도 배당은 적게 하는 회사로 인식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남양유업 측은 “저배당 기조를 통한 회사 이익의 사외유출을 최소화함으로써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부터 무차입 경영이 가능했다. 이후 재무구조 건전성이 높아지고 기업의 가치는 더 상승했다”면서 “앞으로도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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