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표준주택 공시지가가 지난해보다 평균 9.42% 상승했다. 11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위 0.4% 고가 토지의 공시지가가 평균 20% 이상 오르며 전체 평균도 끌어올렸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 1일 기준 전국 표준지 50만 필지의 평균 가격(공시지가)의 상승률이 지난해(6.02%)보다 3.4% 포인트 상승한 9.42%를 기록했다고 12일 밝혔다. 공시지가가 오르면서 시세반영률을 뜻하는 현실화율은 지난해 62.6%보다 2.2% 포인트 오른 64.8%에 이르렀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전국 공시 대상 토지 3309만 필지 중 대표성이 있는 50만 필지를 대상으로 산출한 가격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개별 토지의 공시지가를 산정할 때 기준 역할을 한다.


국토부는 부동산 보유세의 ‘형평성 강화’ 기조에 따라 추정시세가 ㎡당 2000만원 이상인 고가 토지를 중심으로 공시지가를 큰 폭으로 올렸다고 설명했다. 비현실적으로 가격이 낮았던 토지를 ‘현실화’하는 게 목표였다는 것이다. 올해 고가 토지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20.05%로 전체 평균의 2배를 넘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1 토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당 4600만원에서 올해 6090만원으로 32.4% 뛰었다. 이 토지의 추정시세는 ㎡당 8700만원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표준지 공시지가는 유형·지역·가격대별 불형평성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가격이 급등했거나 상대적으로 시세와의 격차가 컸던 가격대의 토지를 중심으로 현실화율을 높였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전체 표준지의 99.6%인 일반 토지는 현재 현실화율이 높아 시세 상승률 수준으로 공시지가를 소폭 올렸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중심 상업지나 대형 상업·업무용 건물의 공시가격이 크게 오른 반면 영세 자영업자에게 부담이 되지 않도록 최근 경기를 반영해 전통시장 내 표준지는 상대적으로 소폭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시·도별로 서울이 13.87% 상승했다. 2007년 15.43% 이후 최고치다. 국제교류복합지구와 영동대로 지하 통합개발계획 대상 토지의 시세가 크게 오른 점이 반영됐다. 특히 강남구의 경우 전년 대비 23.13%, 중구는 21.93% 올랐다. 광주도 에너지밸리산업단지 조성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0.71% 올랐다. 부산도 주택재개발 사업이 진행되면서 전년 대비 10.2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최근 지가가 크게 상승하고 기존 공시자가가 저평가된 토지가 서울과 부산, 광주에 집중돼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중심상업지 공시지가가 크게 오르면서 임대료 상승에 따른 젠트리피케이션(둥지 내몰림) 우려도 커졌다. 공시지가가 오르면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이를 임대료에 전가해 상가를 빌려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가 어려워진다. 국토부는 관계부처 의견 조율을 통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대다수 일반토지는 공시지가 변동률이 높지 않아 세부담 전가나 건강보험료·복지수급에 미치는 여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공시지가 현실화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보완하는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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