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의 미래교회 리포트] 새로운 상상력으로 내일을 꿈꾸라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시대!

그렇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과거의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시기다. “농경시대에는 종교가 권력을 갖고, 상업 시대에는 국가가, 정보화 시대에는 기업이, 그리고 의식기술 시대 즉, 인공지능 시대에는 SNS로 무장한 똑똑한 개인이 권력을 가진다는 제롬 글렌의 40년 전 예측”이 구현되는 시대[1](박영숙, 2017:8). 수십 년 전에는 상상으로만 꿈꾸었던 미래가 하나 둘 씩 현실 세계에 등장하면서 변화를 기대하고 전망하던 전문가들조차도 당황하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끊임없는 발명과 발전이 발생하는 오늘의 문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엄청난 기술의 혁신과 파괴적인 역동성이 과거 평온을 깨뜨리고, 대중을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인도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가?

분명한 사실은 우리의 힘으로 이러한 변화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주어진 선택은 변화를 인정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거나 혹은 거부하며 뒤처지는 것뿐이다. 물론, 시대를 거부하고 다가오는 변화에 무기력하게 함몰되고자 하는 교회의 리더는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복음의 능력을 통해 시대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열망과 열정을 교회 공동체는 품고 있다. 그러나 어디로 가야 할 지, 무엇을 해야 할지가 묘연하다.

여기 굿 뉴스(good news)가 있다. 그것은 변화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태고로부터 시대는 변해왔고, 교회 역시 그 변화에 적응하며 사명을 수행해 왔다. 교회 공동체의 모임만 보아도 그렇다. 구약시대 이스라엘 백성은 장막과 성전에서 하나님을 예배했지만 신약 시대에 이르러서는 민족 중심의 성전을 떠나 이방인을 위한 회당과 가정으로 축이 이동했다.

최근의 변화 역시 마찬가지다. 피터 드러커에 의하면 19세기 중반까지 미국은 농업중심의 사회였다. 급진적 변화가 거의 감지되지 않는 시대에 교회는 지역을 중심으로 인종과 문화가 동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구 목회(the parish model)를 해 왔다. 교회 건물은 지역 사람들의 형편에 맞게 단순한 양식으로 지어졌다. 목회자 역시 지역 사회의 멤버로서 도덕적 측면을 돌보는 목자의 역할을 감당했다.

19세기 초반 산업혁명이 발생하면서 사회는 급변했다. 과거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혁신이 발생했다. 전차, 전화기, 라디오, 텔레비전, 자동차, 비행기 등이 개발되면서 사람들은 생존과 직업을 위해 도시로 몰려들었다. 당연히 교회의 사역과 기능 역시 달라졌다. 특히나 새롭게 형성된 도시에서는 작은 마을 교회 모델이 사라지고 인종과 언어, 계층과 출신 배경에 따라 형성된 다양한 교단 교회들이 들어섰다. 목회자의 역할도 바뀌었다. 그들은 교단의 정치와 신학, 교리를 가르쳤고 각기 다른 교단의 브랜드를 대표하는 건물을 지었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교회는 또다시 변모했다. 이 시기에는 지식과 교육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교회는 교육 기관과 같은 역할을 강화했다. 주일학교가 형성되고, 교실마다 각기 다른 주제의 강의와 교육이 제공되었다. 결혼세미나, 자녀 양육 세미나, 회복 세미나, 여성, 남성 세미나, 레벨에 따른 다양한 성경 공부 등… 지속적인 교육이 성도들의 신앙을 성장과 성숙으로 이끌 것이라는 믿음이 교회 안에 신화처럼 자리 잡았다. 그 속에서 지역 개념을 넘어 다른 인종과 지역을 아우르는 메가처치가 등장했다. 교회 지도자의 역할도 목자나 교사에서 CEO와 같은 존재로 탈바꿈했다. 탁월한 능력을 소유한 한 목회자의 설교와 가르침을 통해 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모델이 떠올랐다. 교회 건물은 쇼핑몰처럼 거대해졌다. 훌륭한 건물과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사역이 자연스러워지면서, 커피숍과 서점, 게임 룸 등을 가진 신 개념의 교회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

오늘의 시대는 어떠한가? 이 시대는 발명과 창의의 시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는지 모른다. 일례로, 1963년 미국 특허청에 접수된 지원서 숫자는 총 90,982였다. 2015년에는 그 수가 629,647개로 늘어났다.[2] 훨씬 더 자유로운 생각과 시도가 과학, 기술, 예술, 스포츠, 음악, 경제, 커뮤니케이션, 사회 전반에 걸쳐 확장되고 있다. 당연히 시대의 가치 또한 변화하고 있다. 피라미드화된 사회에서 계층과 권위가 중시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서로 왕래가 자유롭고 생각과 의견 교환이 즉시로 발생하며, 포용과 참여, 공동 협업이 핵심을 이루는 문화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다.[3]

같은 맥락에서 오늘날 교회의 모습도 다변화되고 다각화되는 특성을 보인다. 앞으로는 하나의 성공 사례가 모델이 되어 모든 교회가 흉내 내던 사역은 사라질 것이다. 특히나 전혀 새로운 문화권에서 자란 다음 세대가 주류가 되는 그때에는 오늘 우리의 예측이 마치 골동품 전시장에 진열된 물건과 같이 향수로 기억될 때가 올지도 모르겠다. 돈 탭스콧(Don Tapscott)의 표현처럼 새로운 인류가 탄생했다면,[4] 교회는 새로운 세대를 향한 상상과 꿈을 꾸어야 한다. 과거의 틀에 얽매어 현재를 직시하지 못하고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도태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놀라운 소식은 하나님은 창조의 하나님이라는 사실이다. 그분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셨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시며, 새롭고 창조적인 인물을 통해 시대를 이끄셨고 변화에 대응해 오셨다. 그리고 그분은 지금 이 순간에도 그러한 사역을 계속하고 계시며 그의 왕국을 세워가고 계신다.

리더여, 두려워하지 말라. 시대를 읽고 변화를 이해하라. 그리고 새로운 상상력을 가지라. 꿈을 꾸고 시대에 맞는 창조적이며 모험적 여정을 시작하라. 하나님께서 그러한 꿈을 꾸는 자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부어 주실 것이다.


[1] 박영숙, 제롬 글렌, 세계미래보고서 2055, (서울: 비지니스북스, 2017), 8.
[2] “U.S. Patent Statistics Chart Calendar Years 1963–2015”
[3] Doug Pagitt, Church in the Inventive Age, (Minneapolis, MN: Sparkhouse Press, 2010). 시대적 변화에 대한 내용은 이 책 2-4장을 참조하라.
[4] 돈 탭스콧,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이진원 역, (서울: 비지니스북스, 2009).

이상훈 (풀러선교대학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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