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기 합참의장(오른쪽)이 지난 2일 해군 3함대사령부를 방문해 광주함에서 근무하는 장병들에게 머플러를 직접 걸어주는 모습. 합참 제공

북한이 13일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최근 설 연휴 군부대 방문을 비난하며 “대화와 평화의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내부에서는 우리 현역 군 서열 1위에 대한 북측의 뜬금없는 공격에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겨레의 지향에 배치되는 군사적 움직임’이라는 제목의 정세해설 기사에서 “얼마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비롯한 남조선 군부 인물들은 공군1전투비행단과 해군 3함대사령부 등을 돌아다니며 대비태세 점검 놀음을 벌려놓고 평화를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느니, 전방위 군사 대비태세를 확립해야 한다느니 하고 떠들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합참의장 비난이 처음은 아니다. 노동신문은 2015년 7월 당시 최윤희 합참의장을 “피해망상증에 걸린 정신병자”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당시엔 최 의장이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기간 북한 테러나 도발 가능성을 거론하며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한 점을 문제 삼았다. 앞서 노동신문은 2013년 10월 최 합참의장 후보자를 겨냥한 ‘전쟁 미치광이의 잠꼬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성 잃은 추태는 정세를 임의의 시각에 핵 전쟁 국면으로 몰아넣을 수 있다”고 비난을 퍼부었다. 최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도발 시) 원점은 물론 지원, 지휘세력까지 초토화해 도발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철저히 후회하게 만들겠다” “(북한 핵·미사일 공격) 임박 시 킬체인으로 선제타격해서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 등 답변을 내놨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 매체는 북한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박 의장을 겨냥했다. 박 의장은 지난 2일 공군 1전투비행단, 해군 3함대, 육군 31사단을 연이어 방문했다. 그는 해군 3함대를 찾아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강력한 힘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선승구전(先勝求戰·이기는 군대는 이겨 놓은 다음 싸운다는 의미) 자세로 전방위 군사대비태세를 확고히 완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작전현장에서의 흔들림 없는 대비태세 유지는 우리 군 본연의 임무이며, 진정한 평화는 우리 군이 제 몫을 다할 때 비로소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주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나 미 전략자산 전개에 열을 올렸던 북한이 사단급 혹한기 훈련을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노동신문은 “호전광들은 남조선 강원도 화천 일대에서 사단급 혹한기 훈련이라는 것을 벌려놓았다”며 “이것은 대화와 평화의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달 국방부가 발표한 ‘2019∼2023 국방중기계획’과 공군의 F-35A 스텔스기 도입 등에 대해선 “정초부터 대규모적인 무력 증강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남조선 군부의 호전적인 행동들은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 북남 군사 분야 합의서에 어긋나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대화와 평화의 흐름에 난관을 조성하는 군사적 도발 행위를 절대로 용납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공군이 지난해 미국에서 인수한 스텔스 전투기 F-35A 1호기. 공군 제공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이 북한의 노동신문 보도내용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이달 말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담판’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선 우리 군과 주한미군의 이른바 군사적 위협 역시 해소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한 군사 전문가는 “과거에 전혀 문제 삼지 않던 것들에 날을 세움으로써 향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나 미 스텔스 전투기 전개와 같은 북한이 실제 중대한 위협으로 보는 사안에 대해 미리 경고하거나 이를 저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지난해 4월 ‘핵·경제 병진’에서 ‘사회주의 경제 건설’로 전략노선을 변경하면서 남측의 정상적인 군사적 활동이나 훈련, 국방 정책에 더욱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관측도 있다. 군 안팎에서는 “오죽 트집 잡을 게 없었으면 합창의장의 현장점검 발언까지 문제 삼았겠느냐”는 말도 나왔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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