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페미니즘모임 페이스북

스쿨미투 집회를 주최한 ‘청소년페미니즘모임(청페모)’ 활동가 두 명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변호사 한 명이 설 연휴 기간 스위스 제네바로 향했다. 이들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국내 스쿨미투 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렸다.

청페모는 이들이 4일부터 9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된 4박 6일간의 유엔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고 11일 밝혔다.

지난해 스쿨미투 운동이 범사회적으로 번졌다. 하지만 정부가 미온적 대책만을 내놓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스쿨미투 고발자들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고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들이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스위스로 향한 이유다.

청페모 활동가는 스위스로 떠나기 전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스쿨미투 고발자들은 여전히 한국 사회와 교실에서 말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다”며 “스쿨미투가 이대로 멈추지 않도록 하고, ‘학내 성평등’이라는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활동가들은 7일 진행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아동미팅에 참석했다. 청소년 당사자가 직접 유엔 아동권리위원들과 미팅을 갖고 고발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사전심의에는 양지혜 청페모 활동가가 참석해 발제를 진행했다. 청페모가 앞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한 아동에 대한 성적착취와 성적학대에 관한 NGO 보고서를 바탕으로 스쿨미투 당사자들의 폭로와 문제해결 요구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적절한 조치가 부재한 현황을 지적했다.

이들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한국 정부에 스쿨미투에 대한 적절한 권고를 내려줄 것을 요청하며 제시한 문서에는 ▲신속하고 정확한 실태 조사 ▲페미니즘·인권 교육 ▲사립학교법 개정 ▲학생인권법 제정 ▲피해 학생의 진실과 정의 및 배상에 대한 권리 보장 ▲전문성 있는 상담인력 발굴 등의 내용이 담겼다.

유엔 측은 “학내 성폭력을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 기관이 없다는 사실이 놀랍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학내 성폭력을 해결할 수 없는 한국의 입시 중점 교육 구조를 비판했다. 이들은 유엔의 특별보고관 제도를 중심으로 국제사회 차원에서 한국의 스쿨미투 고발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논의했다.

앞서 5일에는 유엔 내 여성 차별이나 여성 폭력을 살피는 전문가들과 만나 학내 성폭력이 전 세계에 만연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6일에는 유엔 내 아시아 지역의 인권을 담당하는 전문가와 미팅을 진행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2·3주 내로 이슈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 스쿨미투가 상정되는 9월 본심의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다.

유엔 방문에 소요되는 비용은 ‘카카오같이가치 펀딩’을 통해 마련됐다. 시민 5000여명이 펀딩에 참여해 479만5000원이 모금됐다.

이들은 이번 유엔 방문의 성과와 내용을 16일 열릴 전국 규모의 스쿨미투 집회에서 발표한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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