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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전선 최북단 GP, 문화재 등록 추진…‘화해의 상징’ 될까

9.19군사합의로 화기·병력 철수 후 보존

지난 13일 언론에 공개된 강원도 고성의 감시초소(GP). 고성=사진공동취재단

동부전선 최북단인 강원도 고성의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가 문화재로 등록될 전망이다. 북한군 초소와 불과 580m 거리에서 총부리를 겨눴던 GP가 남북 화해의 상징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됐다.

문화재청은 14일 이 GP에 대한 전문가 현지조사를 진행했다. 앞으로 문화재위원회 검토와 심의 절차 등을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방부와 협의해 이 GP가 평화와 번영을 여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활용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발 340m의 이 GP는 지난해 체결된 9·19군사합의로 남북이 각각 시범 파괴·철수키로 한 11개 GP 중 하나였다. 이후 북측과 협의한 결과 남과 북이 역사성, 상징성 등을 감안해 GP 1개씩을 보존키로 하고 화기와 병력만 철수시켰다. 나머지 GP는 현재 모두 파괴돼 있는 상태다. 이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남측에 처음 설치된 것이다. 금강산 자락과 해금강, ‘선녀와 나무꾼’ 설화의 배경으로 알려진 호수 ‘감호’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다.
동부전선 최북단에 있는 강원도 고성의 감시초소(GP). 고성=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가 지난 13일 언론에 공개한 GP 입구에는 ‘강한 전사, 강한 군대’ ‘현장작전 종결태세 확립’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오래 전에 써놓은 듯 글자는 흐릿하게만 보였다. 이 GP는 1961년 증축됐으며, 1989년 10월과 2007년 12월에 ‘현대화 공사’를 거쳤다.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300여m 떨어진 GP 주변은 10여일 전쯤 내린 눈에 덮여 있어 발자국 하나 찾아보기 어려웠다. DMZ에선 가끔 산짐승이 지뢰를 밟아 ‘펑’ 하는 소리만 들려올 뿐 적막함이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 GP에서 북측을 정면으로 바라보면 지난해 11월 GP 철수 작업이 시작되기 전까지 남아 있던 북측 GP가 있던 자리가 보인다. 이제는 맨땅을 드러낸 공터만 남아있을 뿐 GP의 형체는 완전히 사라진 상태다.
강원도 고성 감시초소(GP)에서 포착한 북측 GP가 설치돼 있던 지역. 이 GP는 지난해 9.19군사합의에 따라 파괴된 뒤 맨땅이 드러나 있는 상태다. 고성=사진공동취재단

북측 GP가 있던 곳과 남측에 보존된 GP 사이에는 작은 오솔길이 남아 있다. 이 오솔길은 남북이 서로 파괴·철수를 약속한 남북의 GP 11곳을 각각 연결하는 폭 1~2m의 비포장 통로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12일 남북 검증반이 파괴·철수 여부를 검증하기 위해 오간 오솔길이다. 남북 검증반과 안내 인원이 만나는 지점을 표시하기 위해 MDL에 꽂아놨던 황색 깃발도 그대로였다.

남측 GP 전방으로 금강산 채하봉이 멀리 솟아 있었으며 오른편 금강산 끝자락에는 구선봉도 눈에 띄었다. 전방 2㎞쯤 떨어져 보이는 곳에는 ‘469고지’라고 불리는 월비산이 있는데, 이 지역에선 6·25전쟁 당시 고지 쟁탈을 위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었다.
강원도 고성의 감시초소(GP) 내부 모습. 고성=사진공동취재단

군 당국은 GP 철수 이후에도 경계작전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북한군 병사 1명이 지난해 12월 1일 오전 파괴돼 있던 북측 GP 인근으로 이동해 귀순했는데, 당시 우리 군이 남하 움직임을 즉각 포착했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우리 군은 MDL 이남 2㎞ 지역에 구축된 CCTV 등 일반전초(GOP) 경계시스템을 통해 이 병사를 식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DMZ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통문’에는 당시 귀순유도 작전에 대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여기에는 ‘9·19군사합의 이후 국민들이 느끼는 안보 공백의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킨 작전’ ‘GOP 과학화 경계체계로 전환된 이후 이를 완벽하게 적용한 최초의 작전’ ‘DMZ 내부로 귀순자 유도팀이 들어가 안전하게 유도한 최초의 작전’ ‘○사단의 역사를 성공신화로 바꿀 수 있는 대전환점이 된 작전’이라고 쓰여 있다.
강원도 고성 감시초소(GP)에서 바라본 북측 지역 호수의 풍경. 고성=사진공동취재단

국방부는 지난해 시범적으로 DMZ 내 남북의 22개 GP를 파괴·철수한 데 이어 올해 DMZ에 있는 모든 남북의 GP를 철수하는 방안을 북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GP 시범철수 이후의 경계작전에 대해 “GP의 감시장비를 조정하고 DMZ 수색, 매복 등 작전활동을 보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GP 철수 이후에도 과학화된 GOP 경계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소대급 부대 경계작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성=공동취재단,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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