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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투’ 폭로를 이어가고 있는 트레이너 김동현씨는 15일 “직업 보디빌더의 90%가 브로커를 통한 불법 약물 복용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약물을 쓰면 10년, 20년 걸릴 근육이 2~3년에 만들어지기 때문에 유혹을 이기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약투’는 보디빌더나 트레이너들이 업계의 불법 약물 복용 실태를 고발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다.

김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약물을 처방받으려면 병을 앓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병이 없기 때문에 불법으로 약물을 판매하는 브로커나 제약회사 직원들 중 몰래 빼돌리는 이들에게서 구매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씨는 보디빌더들이 근육을 키우기 위해 주사제를 무리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스테로이드나 인슐린, 성장 호르몬 등을 같이 사용해 근육을 키운다”며 “아침에 주사 3개, 3시간 뒤 주사 5개 이런 식으로 하루에 주사 18~20개를 사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사를 맞고나면 한 달 후부터 약효가 나타나 평소의 5배 이상 빠른 속도로 근육이나 운동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약물 복용에는 심각한 부작용이 뒤따른다. 김씨는 “성기능에 장애가 오고, 주사를 똑같은 곳에 많이 꽂다보니 엉덩이 쪽에 괴사가 된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호르몬 불균형으로 분노 조절 장애가 생기고, 여성 보디빌더들의 경우 턱수염이 자라는 경우도 있다고 김씨는 부연했다.

부작용을 알면서도 약물을 끊지 못하는 이유는 ‘대회 기준’과 ‘경쟁’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우락부락하지만 지방이 전혀 없는 몸을 만들어야 하는 보디빌더 대회 기준에 부합하려면 약물이 필수적이고 (선수들끼리) 경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3년간 보디빌더 겸 트레이너로 일한 그는 최근 ‘약투’ 폭로 이후 일하던 체육관에서 해고됐을뿐 아니라 업계에서 ‘왕따’를 당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씨는 “저를 해고한 사장님이 근무태도가 좋지 않다고 모함을 해 다른 체육관에서도 고용해주지 않는 상황”이라며 “문자나 전화로 ‘칼로 뒤에서 찌르겠다’ ‘가족들을 죽이겠다’는 협박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그러나 ‘약투’ 폭로를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저로 인해 약물 사용자가 조금 줄어들었고, 판매도 줄었다고 한다”며 “뿌듯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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