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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남’ ‘눈이 부시게’…닮은 듯 안 닮은 듯, TV 속 1인2역·2인1역

tvN 제공


닮은 듯 다른 1인 2역과 안 닮은 듯 오묘하게 닮은 2인 1역은 브라운관이 가장 사랑하는 소재 중 하나가 됐다. 이를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잇달아 선을 보이는 중이다.

말 그대로 1인 2역은 한 명의 배우가 극 안에서 두 명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을 말한다. 반면 2인 1역은 두 명의 배우가 극 중 한 명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것을 뜻한다.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2012)의 리메이크작 ‘왕이 된 남자’(tvN)는 1인 2역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세워 초반 흥행을 영리하게 이끈 드라마 중 하나다. 극은 영화의 모티브를 옮겨왔다. 잦은 변란과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에 혼란이 극에 달한 조선 중기를 배경으로 임금이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쌍둥이보다 더 닮은 광대를 궁에 들여놓으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tvN 제공


다만 영화의 줄거리에서 그치지 않고, 원작에서 관객들이 기대했던 왕과 중전의 로맨스와 암투의 이면을 세밀히 추가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1일 방송된 10회에서 8.2%(닐슨코리아), 다음날 11회 방송에선 9.3%를 나타내며 월화극 1위 자리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극의 흥행 그 중심엔 왕 이헌, 그리고 그와 똑 닮은 쌍둥이 외모의 광대 하선을 동시에 연기하는 배우 여진구가 있다. 그는 광기에 궁중 내 적들의 위협에 둘러싸여 광기에 사로잡힌 왕의 모습과 낙천적인 면모를 지닌 광대 하선을 자유로이 오가며 극의 몰입감을 더한다. 원작의 이병헌 표현했던 왕이 무겁고 진중한 느낌이었다면, 여진구는 진지한 와중 천진한 모습을 간직한 인상이다.


MBC 제공


‘봄이 오나 봄’(MBC)도 1인 2역이란 장치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끌어나가는 작품이다. 코믹 판타지물로 가족에게 헌신하는 배우 출신 국회의원 사모님 이봄(엄지원)과 자신밖에 모르는 평기자 출신의 앵커 김보미(이유리)의 몸이 바뀌면서 타인의 삶을 살게 된 두 여성이 진정한 자아를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배우들의 에너지 넘치는 연기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극 중 이봄과 김보미는 완전히 상반된 성격이다. 이봄은 사랑스럽고 순수한 면을 가지고 있다면, 김보미는 성공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야망 넘치는 인물이다. 엄지원과 이유리, 두 배우는 극 중 서로의 몸이 뒤바뀐 이후에도 서로가 연기했던 캐릭터가 가진 특징을 유연하게 표현하며 극을 이끈다.


JTBC 제공


지난 11일 첫 전파를 탄 ‘눈이 부시게’(JTBC)는 ‘국민 엄마’ 배우 김혜자와 한지민의 2인 1역 듀얼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둘이 연기하는 배역은 ‘김혜자’. 시간을 소재로 한 판타지 로맨스물인 이 극에서 김혜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한순간에 노인이 돼버린 인물이다. 그는 그와는 반대로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 이준하(남주혁)와 사랑을 키워나간다.

드라마가 이처럼 1인 2역과 2인 1역을 애용하는 건 배우와 그 배우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최대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인 2역은 배우가 가진 연기력과 개성을 뽐낼 수 있는 장치가 되고, 2인 1역은 캐릭터의 성격이나 서사를 늘려 극을 보다 풍성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JTBC 제공


11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눈이 부시게’ 제작발표회에서 김혜자는 “70살이 넘었지만, 마음은 25살의 한지민과 항상 같은 시간에 있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 마음이 복잡할 때 앞머리를 쥐는 한지민의 행동이나 젊은 사람들의 빠른 말 속도, 군더더기 없는 목소리 같은 걸 표현해보려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이어 “촬영하면서 김혜자라는 극 속 여자의 일생을 산 것 같았다. ‘나는 어떻게 살았나’라고 자기 일생을 견줘보는 드라마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왕이 된 남자’의 여진구는 “1인 2역으로 많은 분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1인 2역은 배우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드물다고 생각하는 데 맡게 돼 기쁘다. 두 인물의 상반된 매력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참여 계기를 밝힌 바 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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