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보제트’ 보잉 747이 열었던 대형 여객기 시대가 반세기 만에 황혼기를 맞았다.

현재 세계 최대 여객기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에어버스 A380은 판매 부진으로 3년 뒤 생산 중단될 처지에 놓였다. A380에 앞서 ‘하늘의 여왕’으로 군림하던 보잉 747은 올해로 첫 비행 50주년을 맞았지만, 역시 과거의 영광을 찾아보기 힘든 상태다.

대형 여객기는 한 차례 비행으로 많은 승객을 나를 수 있다. 승객 한 명당 운송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1970년 상업 운항을 시작한 최초의 대형 여객기 보잉 747은 항공기 여행의 대중화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여행 트렌드가 바뀌면서 대형 여객기의 몰락이 시작됐다. 과거에는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우선 대형 여객기를 타고 대도시 허브 공항에 가서 환승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도시 허브 공항을 거치지 않고 중형 여객기를 타고 도시와 도시를 직접 이동하는 ‘포인트 투 포인트’가 대세가 됐다. 특히 저가항공사가 급속히 세를 확장한 것도 이런 트렌드를 더욱 부추겼다.

이런 변화는 세계 최대 여객기 타이틀을 갖고 있던 A380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A380은 동체 전체가 2층 구조로, 한 번에 500명이 넘는 승객을 태울 수 있다. 거대한 기체 때문에 공항들은 A380 운항을 위해 활주로를 새로 짓거나 터미널을 개조해야 했다. 하지만 대형 여객기 수요가 급속히 감소하면서 에어버스는 2021년부터 A380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08년 처음 취항한 지 고작 11년 만이었다.

A380은 기존 세계 최대 여객기였던 보잉 747의 ‘대항마’로서 개발됐다. 보잉 747은 후발주자인 A380과의 경쟁에서 승리한 셈이지만 영광은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잉 747은 미국에서는 이미 여객 운송 목적으로는 완전히 퇴출된 상태다. 현재 미국에서 운항 중인 보잉 747은 소수의 화물기뿐이다. 보잉 747 역시 최종 개량형인 ‘747-8 인터콘티넨털’을 끝으로 생산이 중단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톰 엔더스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14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엔진 네 개가 달린 거대한 여객기의 시대는 종말을 맞을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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