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대통령의 날을 맞아 백악관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본뜬 탈을 들고 국가비상사태 선포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주요 도시에서 18일(현지시간) 대통령의 날을 맞아 도널드 트럼프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캘리포니아 등 13개주는 비상사태 선언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AP통신은 시민 수백명이 백악관 앞에서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反)트럼프 성향 시민단체 무브온과 그린파티 등이 시위를 주도했다. 시위는 워싱턴 DC, 시카고, 인디애나주 등에서 동시에 열렸다.

시위대는 “트럼프가 국가비상사태”라며 “가짜 비상사태와 장벽에 반대한다”는 구호를 외쳤다. 뉴욕시 맨해튼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탄핵(IMPEACH)”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혐오도, 공포도 없어야 한다. 우리는 이민자들을 환영한다”고 외쳤다.

시민단체 소마 액션의 회원 켈리 쿼크는 “(장벽 건설 외에) 우리의 세금을 투입해야 할 많은 긴급한 일들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이상 민주주의적으로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진보 성향 비영리단체 대중민주주의센터의 공동대표 마리아 아킬라는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인종차별주의적 기념비’를 세우기 위해 국민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돈을 강탈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비상사태 선포에 제동을 걸기 위한 소송전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하비어 베세라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은 캘리포니아를 포함해 최소 13개주가 비상사태 선포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세라 검찰총장은 “대통령은 이미 비상사태 선포의 근거가 없는데다가 국경에 안보 위기도 없음을 인정했다”며 “그는 의회 승인 없이 예산을 강탈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베세라 총장은 “미국 대통령에게는 광범위한 권한이 있다. 그러나 헌법을 위반한 권한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주와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돈을 빼앗을 수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멕시코, 오리건, 코네티컷, 콜로라도, 뉴저지, 하와이 등이 이 소송에 동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리엄 통 코네티컷 법무장관은 성명에서 “국가비상사태는 단지 대통령의 거짓말과 기만 행위를 보여줄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