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들이 2016년 11월 뉴욕 제이콥 재비츠 컨벤션센터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집회에 앞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고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중학교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거부하고 교사와 논쟁을 벌이던 쿠바 출신 11세 학생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레이크랜드의 로턴차일스 미들 아카데미 6학년에 재학 중인 한 쿠바 학생은 지난 4일 국기에 대한 맹세(Pledge of Allegiance) 시간에 기립을 거부했다. 학급 보조교사가 나무라자 이 학생은 미국 국기가 인종차별적이라며 대들었다.

교사는 “그게 그렇게 나쁘다면 다른 곳으로 떠나라”고 말했고 학생도 “난 여기서 환영받지 못한다”고 되받았다. 교사는 결국 대화를 포기하고 교무실에 연락했다. 학교 행정관과 교직원이 교실 밖으로 나갈 것을 요구했으나 학생은 거부했다. 교사는 이 과정에서 학생이 자신을 위협했다고 주장했으나 학생은 폭력을 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결국 학생은 교내 지원 경찰관에 의해 연행됐다.

미국 대법원은 1943년 수정헌법 1조를 근거로 학교가 학생들에게 국기에 경례하거나 서약을 낭독하도록 강요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학교 대변인은 “학교는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국기에 대한 맹세를 암송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면서 “보조교사가 그런 정책을 몰랐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미국에서는 최근 국기에 대한 맹세를 둘러싸고 논쟁이 뜨겁다. 국기가 국가 정책과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표시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미국프로풋볼(NFL) 선수 콜린 캐퍼닉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 전 국민의례 시간에 기립 대신 무릎을 꿇는 시위를 벌였다. 다수의 프로풋볼 선수들이 캐퍼닉의 시위에 동참하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도 앞장서서 캐퍼닉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시위 이후 모든 프로풋볼팀과의 재계약이 불발된 캐퍼닉은 NFL과 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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