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황교안 후보가 19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것이 입증되지 않았는데, 그런 상황에서 (나온) 탄핵 결정이 타당한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가 박 전 대통령 탄핵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처음이다. 한국당 안팎의 박 전 대통령 지지층 정서를 다분히 의식한 발언이다.

황 후보는 TV조선이 생중계한 3차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OX로 풀어보는 정치 현안’ 코너 중 ‘탄핵은 어쩔 수 없었다’라는 항목에 ‘X’ 팻말을 들고 한 답변이다.

황 후보는 “꼭 말씀드릴 것은 헌법재판소에 (탄핵심판 사건이) 들어오기 전에 법원에서 형사사법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다.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중에 헌재의 결정이 나왔다”며 “이 부분에 대한 절차적 문제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객관적 진실이 명확하지 않은데 정치적으로 쉽사리 탄핵을 결정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의결서는 공범인 최순실·안종범·정호성씨 등에 대한 1심 재판이 막 시작됐던 2016년 12월 9일 헌재에 접수됐으며, 헌재는 1심 재판 선고 이전인 2017년 3월 10일 박 전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이런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황 후보 주장이다.

오세훈 후보가 “헌재 결정을 인정하지 않으면 중도층 마음을 가져올 수 없다”고 지적하자, 황 후보는 “탄핵의 정당성을 말한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헌재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또 “탄핵에 대해선 참으로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런 상황에 이르지 않도록 제가 보좌하지 못한 점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사실관계에 대한 법원 판단을 받지 않은 채 헌재 결정이 있었던 것”이라며 “통상적이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헌재 판결을 부정하는 것은 전혀 아니다”는 단서를 달았다.

김진태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김 후보는 “탄핵을 인정한다는 것은 스스로 국정농단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자신의 당에서 만들어 낸 대통령을 자신의 손으로 끌어내리고 어떻게 당대표를 하겠다는 것이냐”고 말했다. 그는 또 “국정농단을 인정하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 당의 간판을 내리고 해체해야 한다”며 “부당한 탄핵에 맞서 싸우는 것에서부터 제1야당의 제대로 된 자세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유일하게 ‘O’ 팻말을 든 오 후보는 “이미 헌재 판결을 통해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이유가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 밉상’이자 공직 가까이에 가서는 안 되는 최순실이 청와대를 드나들며 인사에 영향을 미쳤고, (박 전 대통령) 본인은 직접 금전을 취득하지는 않았지만 최순실이 개인적 이득을 취한 것을 (국민이) 봤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탄핵을 인정 못한다고 하면 내년 총선은 탄핵 인정 여부를 놓고 과거 지향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상식적으로 판단하는 국민들이 등을 돌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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