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정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장 파열 폭행 사건’의 가해자 부친이 “이 세상 둘도 없는 악마 가족으로 찍혀버렸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가해 학생의 아버지 A씨는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맞불 청원’을 올렸다. 전날 피해자 모친이 올린 청원을 반박하는 내용이다. 앞서 피해자 측은 “아들이 특별한 이유 없이 폭행당해 장 파열·췌장 일부 절단 등의 부상을 입었지만 가해자 가족 중에 고위직 공무원이 있어 재판 과정에서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을 “서울 소방에 19년째 근무 중인 소방위 계급의 하위직 공무원”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일반직 공무원으로 이야기하자면 7급 공무원 정도”라며 “소방서 화재진압 외근부서에서 3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가해자 부친이 고위직 소방공무원”이라는 피해자 측 주장과 달리 ‘서울소방재난본부의 소방위’라는 것이다.

A씨는 폭행의 발단이 사소한 다툼이었다고 주장했다. A씨 아들이 전 여자친구와 헤어진 이유를 페이스북 단체 채팅방에 털어놨는데, 이를 피해 학생이 해당 여학생에게 보여줬다고 한다. A씨는 “사과를 받으려던 아들은 피해 학생의 발뺌에 화가 나 무릎으로 복부를 한대 가격했다”며 “친구들이 화해를 주선해줘서 두 학생은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고 말했다.

피해 학생 모친은 “가해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아들을 영화관, 노래방 같은 곳에 질질 끌고 다녔다”고 청원 글에 적었다. A씨는 이 역시 과장됐다고 반박했다. 그는 “피해 학생 스스로 걸어서 영화관에 갔다”며 “피해 학생은 일시적인 통증이라 생각해 참다가 수술이 늦어졌다. 당사자와 친구들의 진술서가 증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 학생도 인지하지 못한 장 파열이라는 결과를 피해자 어머니도 다음 날 병원에 가서야 알게 됐다”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가 몇 년 간 이종격투기를 배운 건장한 체격”이라는 주장도 잘못됐다고 했다. 그는 “사건 당시 아들의 키는 167㎝, 체중은 50㎏ 이하였다”면서 “권투만 취미로 잠깐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피해 학생이 응급 수술 중이라는 연락을 받고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 무릎 꿇은 채 사과했다고 한다. 피해자 측이 “가해자의 큰아버지가 경찰의 높은 분이어서 성의 없는 수사가 반복됐다”고 주장했지만, 큰아버지의 실제 직업은 일반 회사원이라고 했다. A씨는 “아들의 큰 아버지는 7년 전 식도암 수술 후 3년째 치매로 투병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 사건을 무마하려 했겠느냐”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A씨는 청원 글까지 쓰게 된 것에 대해 “저는 죄인이기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 제가 속한 회사(소방), 경찰, 검찰, 법원 등이 국민들께 부패한 조직으로 낙인찍혀 질 것이 우려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피해 학생이 완쾌하기만을 바라며 지내고 있다. 피해 학생 측 주장과 달리 사건 이후 해외여행에 다녀온 적도 없다”면서 “고통과 아픔 속에 지난 시간을 보낸 피해 학생과 가족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의정부경찰서에 따르면 이 사건은 지난해 4월 2일 접수됐고, 가해 학생에게 폭행치상 혐의를 적용해 수사했다. 약 한 달쯤 뒤 검찰에 송치되면서 혐의는 상해로 변경됐다. 가해 학생은 학폭력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강제 전학 조처됐다. 재판에서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과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받았다.

피해 학생 모친은 SNS를 통해 네티즌의 관심과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그는 “(가해 학생이) 여자친구 욕을 했다는 거짓말을 듣고 와서 일방적으로 폭행한 것”이라며 “어이가 없다. 또 눈물이 난다. 저희도 입장에 대해 다시 하나하나 적어서 올리겠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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