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정부가 근로복지공단·서울대병원 등 84개 공공기관 및 공직유관단체에서 채용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현직 임직원 36명(31개 기관)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권익위원회는 이날 서울 정부청사에서 지난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고용노동부·경찰청 등과 합동으로 전국 1205개 기관을 대상으로 채용실태를 전수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2년 전 특별점검 후에 이뤄진 신규채용과 최근 5년 간 정규직 전환 사례가 조사 대상이었다.

권익위는 채용비리 총 182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부정청탁이나 부당지시, 친·인척 특혜 등 비리 혐의가 짙은 36건은 수사 의뢰했다. 또 채용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이나 착오가 반복된 146건은 해당 기관에 징계·문책을 요구했다.

유형별로는 신규채용 관련 비리가 158건(수사의뢰 30건·징계요구 128건)으로 가장 많았다. 정규직 전환 관련은 24건(수사의뢰 6건·징계요구 18건)이었다. 채용규정이 불명확하거나 규정 적용에 있어 단순 실수 등 업무 부주의 사례는 2452건을 적발했다.

채용비리 수사의뢰 및 징계대상자는 전체 315명으로, 이중 퇴직자를 제외한 현직 임직원은 288명이다. 임원 7명 중 수사의뢰 대상자 3명은 즉시 직무를 정지하고 수사 결과가 나오면 해임키로 했다. 나머지 문책대상자 4명은 기관 규정에 따라 징계할 예정이다. 임원이 아닌 직원 281명은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향후 검찰 기소 시 관련 절차에 따라 퇴출할 방침이다.

부정합격자는 검찰에 기소되면 채용비리 연루자와 동일한 방식으로 퇴출된다. 13명 정도로 추정된다. 기소되지 않더라도 본인 채용과 관련된 사람이 기소되면 즉시 업무에서 배제되고 감독기관 재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퇴출된다.

채용비리 피해자는 피해 특정이 가능한 경우 다음 채용단계에 재응시 기회가 주어진다. 가령 필기단계에서 피해를 입었다면 그 다음 단계인 면접응시 기회를 받는 방식이다. 55명 정도로 보인다.

사례 살펴보니…

2016년 3월, 전쟁기념사업회 서류심사 결과 면접 대상자로 최종 1명이 발탁됐다. 하지만 기관장 결재 과정에서 나이가 어려 이직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면접 기회도 없이 탈락했다. 이 무렵 국토정보공사에서는 자격미달인 지원자가 최종합격했다. 당초 지원요건에 충족되지 않아 불합격 대상이었으나 서류와 면접 모두 합격했다. 알고보니 최종합격자는 이 공공기관 직원의 자녀였다.

2015년 5월, 경기신용보증재단은 직원의 자녀가 최종합격하도록 서류전형 배점을 조정했다. 서류전형에서 커트라인으로 통과했으나 면접전형에서 1등을 할 수 있도록 조작한 것이다.

2012년 4월, 근로복지공단은 소속 병원 특정 업무직 채용 당시 한 직원이 자신의 조카가 응시한 사실을 알고도 면접위원으로 참여했다. 이 무렵 다른 소속 병원 정규직 채용 당시 친구의 자녀가 응시한 사실을 인지하고 면접위원으로 참여한 직원도 적발됐다.

전수조사 정례화 할 것… 채용비리 근절 제도개선 추진

정부는 채용비리 근절을 위해 종합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채용비리자에 대한 징계 감경을 금지하고, 일정기간 승진 및 인사·감사 업무 보직을 제한한다. 전수조사도 정례화 할 방침이다. 반복적으로 비리가 발생하는 취약기관은 집중 관리한다.

채용과정도 손질할 예정이다. 채용계획을 미리 감독기관 등과 협의하는 등 규범성을 높이기로 했다. 기관장 재량이 과도한 곳은 외부 기관 협조를 구해 통합채용과 위탁채용을 활성화한다.

친인척 등에 대한 특혜채용을 막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또 공공계약 체결시 민간업체가 공공기관 임직원 등에게 부정한 취업특혜를 제공할 경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국가·지방계얍법 시행령도 개정 예정이다.

박은정 권익위원장은 “2017년 특별점검과 사후조치에도 불구하고 공공기관의 뿌리깊은 채용비리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확인하게 돼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채용비리를 발본색원하기 위해서는 일회적인 점검이 아닌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공정채용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이번 정부 임기 내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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