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 판결 후 법정 구속되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른쪽은 안 전 지사가 김지은씨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뉴시스/민주원씨 페이스북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남편과 전직 수행비서 김지은씨는 연애 중이었다”며 ‘2차 폭로전’에 나섰다.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1차 글을 올린 이후 7일 만이다.

민씨는 20일 오후 페이스북에 안 전 지사와 김씨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공개했다. 김씨가 세 번째 성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한 2017년 9월 4일 새벽 스위스에서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다. 김씨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당시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에 참석했고, 이때 묵던 호텔에서 강제적인 성관계가 벌어졌다.

민씨는 이 메시지를 “1심 판결문에서 처음 봤다”고 했다. 그는 “치가 떨렸다”며 “두 사람은 연애를 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메시지는 안 전 지사가 현지 시각으로 오전 1시쯤 “…”이라고 보내며 시작된다. 안 전 지사는 “(객실에) 올래?”라고 물은 뒤 “담배”라고 보냈다. 김씨는 이후 담배를 들고 안 전 지사 객실로 갔다.

민씨는 “안 전 지사가 담배 핑계를 대자 김씨는 슬립만 입고 맨발로 객실에 갔다고 한다”면서 “김씨는 아니라고 하지만 법정에서 당시 무슨 옷을 입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건 구체적으로 기억하는 사람이 어떻게 성폭행당할 때 입은 옷을 기억 못 하느냐”고 덧붙였다.

민씨는 김씨가 스위스 출장에서 돌아온 뒤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도 지적했다. 그는 “세 번째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어떻게 이런 문자를 보낼 수 있냐. 이 기막힌 거짓말을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씨는 메시지에 “(안 전 지사가) 스위스에 다녀온 뒤 덜 피곤해하시는 것 같다. 릴렉스와 생각할 시간을 많이 드려 뿌듯하다”고 적었다.

김씨가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인사이동된 뒤 크게 아쉬워한 것도 불륜의 증거라고 민씨는 주장했다. 민씨는 “도청에서 우연히 만난 비서실장님이 김씨가 정무직으로 가는 것 때문에 사무실에서도 울고, 밥 먹다가도 운다는 말을 듣고 기가 막혔다”면서 김씨가 동료에게 보낸 메시지를 공개했다. 메시지에는 “지사님이라면 모든 걸 다 내줄 수 있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민씨는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정무비서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상실감, 좌절감 등을 느꼈다고 볼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했다고 해서 거짓말의 동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의 주장을 인정했다”며 “즉 위력에 의한 성폭력을 세 차례나 당해도 저렇게 애끓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게 2심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것이 ‘성인지 감수성’이냐”며 “1, 2심 모두 성인지 감수성을 언급했지만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 도대체 감수성으로 재판하는 나라가 지구상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심 재판부는 김씨가 무고할 이유가 없다고 했지만 복수심과 시기심은 대상을 파괴하는 동기가 된다”고 말했다.

민씨는 “김씨를 처음 본 날부터 안 전 지사를 무척 좋아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통상 수행비서는 주말 일정에 참여하지 않지만 김씨가 굳이 관사로 온 점, 2017년 8월 18~19일 충남 보령의 상화원 리조트에서 벌어진 일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특히 상화원 사건의 경우 김씨가 부부의 침실까지 들어왔다며 “좋아하는 남자의 아내에 대한 질투가 과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민씨는 1차 글에서도 이 사건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침실 구조를 찍은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며 “안 전 지사와 중국 측 여성 인사 사이에 불상사가 생길 것을 우려해 침실 문 밖에서 기다렸고,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 뒤 제 방으로 돌아갔다”는 김씨의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침대 주변에 둘러진 벽 때문에 문밖에서 눈이 마주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씨를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미투’가 아닌 불륜”이라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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