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1일(현지시간) 오후 베트남 하노이 오텔 뒤 파르크 하노이 호텔에서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첫 의제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모습. 뉴시스

북한과 미국이 2차 정상회담을 닷새 앞두고 실무협상에 본격 돌입한 가운데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북한 비핵화에 대해 단계적 접근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핵화에 대해 “우리는 매우 빠르고 큼직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정통한 미 정부 고위당국자는 비핵화에 대한 질문에 “단계적 접근은 모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이 보도했다. 그는 “북한과 한창 협상 중이기 때문에 그들의 입장을 규정짓는 것은 꺼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당국자는 “우리가 이 문제(비핵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선택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마지막 만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3차 회담을 포함한 추가 만남을 거론했다. 이 때문에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 ‘비핵화 빅딜’을 바라기보다 단계별로 북한의 조치를 이끌어내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북한 비핵화 실행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로 주한미군 철수는 거론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자는 “주한미군 철수에 대해 어떤 협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당국자도 “그것은 협상의 의제로 올라와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 형식은 싱가포르 1차 회담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회담 일정은 27~28일 이틀간 열리는 것으로 예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1차 회담처럼 하루 일정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미 정부 당국자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본 방식과 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일대일 정상회담과 식사, 양측 대표단이 배석하는 확대 정상회담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우호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이벤트’도 예상된다는 관측도 있다. 당시 두 정상은 업무 오찬을 마친 뒤 회담장 근처를 통역 없이 1분여간 함께 산책했다. 베트남 언론들은 두 정상이 이번 회담에서도 산책을 하며 대화를 나눌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6~8일 북한을 방문했을 때 국무부 협상팀 뿐 아니라 핵·미사일 및 국제법 전문가들도 동행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갈 수 있는 한 멀리 가보라”고 말하는 등 의제 협상팀을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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