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진은 기사와 무관합니다. 오른쪽은 폐암 엄마를 돌보는 딸이 올린 약값 영수증 사진.


한 여대생이 엄마의 돌연변이 폐암 치료를 돕는 약이 보험을 적용받지 못해 큰 부담이 된다며 보험급여 확대를 호소하면서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에 일주일 만에 5만명이 넘는 이들이 공감했다. 딸이 엄마의 목숨을 살리려고 내야 하는 돈은 한 달에 1000만원이 넘는다. 딸은 엄마도 일부 암환자처럼 50만원에 이 약을 받고 싶다고 했다.

대학을 휴학하고 엄마를 돌본다고 한 여대생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지난 15일 ‘폐암 4기 우리 엄마에게도 기회를 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똑같은 약을 쓰는데도 불구하고 급여가 되지 않아서 목숨을 유지하려면 매달 1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현실에 피눈물이 난다”면서 “매달 큰돈을 내야지만 목숨을 유지할 수 있는 불쌍한 환자와 그 금액을 감당하며 무너져가는 가족을 살려주세요. 그리고 공평한 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청원인의 엄마는 7년 동안 대학 병원에서 방사선 치료와 표준항암제, 면역항암제를 쓰고 자신의 면역세포까지 넣는 임상시험을 해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그러던 중 BRAF 돌연변이가 발견돼 ‘라핀나’와 ‘매큐셀’이라는 약을 쓰기 시작했다. 의료전문지 메디파나에 따르면 BRAF 돌연변이는 전 세계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1~3%에서 발견되는데, 라핀나와 매큐셀 병행 요법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다.





청원인의 엄마는 지난해 5월부터 두 가지 약을 먹은 뒤 기적처럼 좋아졌다. 그러나 라핀나, 매큐셀 두가지 종류의 약을 한 달간 먹기 위해 1000만원이 넘는 약값을 지불해야 했다.


청원인은 “매달 1000만원이라는 약값은 경제적 사형선고나 다름없었고, 어머니의 수발을 들던 저마저 아르바이트에 뛰어들게 됐다”면서 “제 생일에 받은 최고의 선물이었던 엄마의 약이 계속해서 통장에 마이너스를 내면서 이제는 재정적으로 아빠와 저와 동생들, 심지어 친척들의 목까지 조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두 가지 약이 흑색종에는 보험이 적용돼 약값의 5%인 50만원만 내면 된다는 사실도 전하면서 “똑같은 약인데도 폐암 환자이기 때문에 1000만원이라는 돈을 내야 하고 돈이 없으면 아파 죽어야 하는 현실이 답답해 미치겠다”고 한탄했다.

딸이 올린 절절한 호소에는 22일 오전 현재 5만4000명이 서명했다. 그는 자동차 커뮤니티 보배드림 등에 청원 참여 독려 글과 함께 약값 영수증을 공개하기도 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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