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지훈(비) 주연의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한 장면.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제공

일제강점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된 인물 엄복동의 실화를 다룬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이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은 승리의 역사를 전한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자전차왕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희망을 잃은 시대에 일본 선수들을 제치고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 1위를 차지하며 동아시아 전역을 제패한 엄복동(정지훈)의 업적을 소재로 당시 나라를 위해 몸 바친 독립군들의 활약을 픽션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주인공 엄복동은 일제강점기 조선을 대표하는 자전차 선수. 현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과거에는 “떴다 보아라 안창남 비행기, 내려다 보아라 엄복동 자전거”라는 노래가 전국에서 유행했을 만큼 유명했다. 조선인들의 억눌린 가슴을 달래주는 최초의 대중적 스포츠 스타였던 것이다.


엄복동은 1913, 1923, 1928년 개최된 전조선자전차경기대회들을 포함해 무려 15년 동안이나 우승기를 놓치지 않으며 ‘자전거 대왕’(매일신보, 1913년 11월 4일 기사)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특히 1920년 5월 2일 경성시민대운동회에서 일본 측 만행에 항의하며 우승기를 꺾은 사건을 통해 그가 2000만 조선인에게 어떤 존재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당시 1등으로 질주하던 엄복동은 일본이 일방적으로 경기를 중단하자 거세게 반발했고, 이에 놀란 일본인들이 그를 집단 구타하기 시작하자 이에 격분한 조선 관중들이 “엄복동이가 맞아 죽는다”고 소리치며 경기장으로 쏟아져 나와 한일 간의 난투극이 벌어졌다. 당시 엄복동과 그의 우승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민족의 승리이자 희망이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실존인물 엄복동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활약상을 소재로 ‘자전차왕 엄복동’은 당시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던 자전차 대회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옮겨냈다. 스태프들의 피 땀 눈물은 물론, 정지훈 강소라 이범수 김희원 고창석 이시언 민효린 등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까지 담아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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