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 온라인 커뮤니티

“에이즈에 걸려도 기숙사 입사 되나요?”

지난달 28일 충북 충주 한국교통대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에이즈 괴담’은 재학생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신입생 게시판에 올라온 짧은 글에는 “에이즈 걸려도 기숙사 입사되죠? 보건증에는 이상 없다고 나왔어요. 안 알려도 되나요?”라는 내용이 담겼다. 마치 글쓴이 자신이 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 감염자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듯한 말투다.

글에는 “에이즈요?”라며 재차 되묻거나 “말씀드려야 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이에 글쓴이는 “입사에 문제없으면 말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답변 만을 남겼다.


‘에이즈 감염자가 기숙사에 입소한다’는 괴담을 들은 재학생들이 커뮤니티로 몰려왔다. 댓글 란에 불이 붙자 글쓴이는 게시글을 삭제했다. 이어 “장난이었다”는 해명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 글을 캡처한 사진이 순식간에 SNS와 다른 커뮤니티로 퍼져나갔다. 한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에는 “에이즈 보유자가 병의 유무를 알리지 않고 생활관에 입사한다고 한다”며 “현재 그 글은 삭제된 상태며 벌써 다 입사한 상태라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다 같이 기숙사에 항의해 피검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학생 커뮤니티에는 “누군가의 룸메이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기숙사에 당장 항의 전화를 하자”는 주장이 등장했다.


이어 “소량의 남은 피라도 여러분이 접촉하는 순간 평생 치료하지 못하는 불치병에 걸리게 된다”며 “기숙사 입사자 모두에게 피 검사 진단서를 떼오도록 해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꼬리를 문 제보글들은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며 파장을 몰고 오자 대학 측이 조사에 나섰다. 대학 측은 장난글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진실은 문제의 글이 등장한 지 4일 만에 드러났다. 4일 대학 측에 따르면 글쓴이는 이 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다. A씨는 에이즈 감염자도 아니며 기숙사 입사자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이날 대학 측에 이번 사건이 자신의 장난에서 시작된 것임을 인정하는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다. A씨는 대학 측에 “궁금해서 올려본 것인데 문제가 너무 커진 것 같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천명을 떨게 한 ‘에이즈 괴담’의 허무한 진실은 곧장 재학생들에게 전해졌다. 대학 측은 더불어 기숙사 입소 학생들에게 사실관계를 담은 문자를 발송할 예정이다. 또 기숙사 홈페이지에도 해당 내용을 게시해 알리겠다는 방침이다.

대학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학부모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학칙에 따라 A씨 징계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jy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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