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 후보자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17.12.20.

권순일 대법관이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관련돼 법관 비위 통보 대상 66명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대법관으로는 유일하다. 통합진보당 소송 개입 의혹에 연루된 이동원, 노정희 대법관은 비위 통보 대상에서 제외됐다. 법원은 검찰의 비위 통보 내역을 토대로 66명에 대한 징계를 검토할 전망이다.

5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단(단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권 대법관을 포함해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연루된 현직 판사 66명에 대한 비위 사실을 법원에 통보했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비위사실 통보와 함께 전달된 수사 자료를 바탕으로 징계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통보 대상에 오른 법관들을 조사하게 된다. 징계 청구 사유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해당 법관들이 속한 법원장들은 대법원 법관징계위원회에 일괄적으로 비위 법관에 대해 징계를 청구해야 한다. 이후 법관징계위의 심의를 거쳐 처분 수준이 결정된다. 통보된 법관의 규모와 관련 자료의 양을 감안하면 징계 결과가 나오는 데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직인 권 대법관이 비위 통보 대상에 포함돼 있어 징계 여부를 놓고 법원은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권 대법관은 2012년 8월부터 2년간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있을 때 ‘강제징용 소송’에 대한 대법원과 정부와의 재판 거래 과정에 개입해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혐의, ‘법관 블랙리스트 작성’ 과정에 연루된 혐의 등을 받았지만 검찰은 그를 기소 대상에서는 제외했다. 법원은 관계 법령에 대법관을 징계할 수 있다는 명시적 근거가 없어 징계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를 해보겠다는 계획이다. 법관징계법은 ‘법관’에 대한 징계를 목적으로 한다. 또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징계 청구권자’로 두고 있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과 대법관이 아닌 법관은 판사로 한다’며 대법관과 일반 법관을 구분하고 있다. 또한 징계법상 법관 징계 시효가 3년이라는 점도 고민거리다. 권 대법관의 비위 행위 대부분은 그가 차장으로 재직할 당시 벌어진 일이다. 시효 문제로 실제 징계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도덕적 책임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의당 국회의원을 지낸 서기호 변호사는 “징계 시효가 지났지만 비위 정도가 심각한 법관들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탄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대법원의 징계 절차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징계 결과는 관보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하지만 법관징계위 결정에 따라 관보 게시 전 징계 결과가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법관징계위는 지난해 12월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실장과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사법농단 의혹에 연루된 법관 13명에 대한 징계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문동성 이가현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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