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후쿠시마 원전 사고 교훈 잊지 말아야”…후쿠시마 원전 사고 8주기 맞아 ‘탈핵 예배’ 열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 11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탈핵연합예배 열어

핵그련 탈핵연합예배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예배를 드린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했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8주기를 맞아 핵발전소 사고의 참혹함을 기억하고 정부가 탈핵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하는 ‘탈핵 예배’가 열렸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그리스도인연대(핵그련)는 11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3·11 후쿠시마 핵사고 8주기 탈핵연합예배’를 열고 현 정부 탈핵 정책의 모순을 지적하며 동시에 그리스도인이 미래세대를 위해 탈핵 운동에 힘을 모을 것을 당부했다.

핵그련은 이날 ‘핵 없는 세상, 우리의 내일’을 주제로 예배를 진행했다. 설교는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 총무 남기평 목사가 맡았다. 남 목사는 이날 설교에서 “2011년 벌어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는 일본 전역, 더 나아가 지구의 모든 피조물에 재앙을 안겼다”며 “절망스러운 건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대로 된 피해 규모를 파악할 수 없고 핵 오염물질이 어느 정도까지 확산됐는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8년 전 안전 신화가 철저히 무너져 내린 것을 봤음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핵에너지 신화에 매몰돼 있다”며 “현재 국내 핵발전소는 건설 예정까지 포함하면 34기인데 이들 반경 30㎞에 인구 밀집 지역이 있다. 사고가 나면 우리 사회에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라고 지적했다.

그리스도인에겐 핵발전소 주변에서 고통받는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자고 당부했다. 남 목사는 “방사성 물질 노출과 송전탑의 전자파로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역할”이라며 “핵발전소로 인해 누군가는 이익을 보지만 이로써 적지 않은 이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에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YMCA 지도력개발국 소속 서민영씨가 11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열린 핵그련 탈핵연합예배에서 발언하고 있다.


다음세대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시간도 마련됐다. YWCA 탈핵생명위원회 소속 최선화씨는 “당장의 이익과 편리를 위해 우리와 자식 세대에 파괴적 영향력을 끼치는 핵발전소를 용인하는 것은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YMCA 지도력개발국 소속 서민영씨 역시 “핵발전을 유지하는 건 현재의 풍요를 위해 미래 세대에게 위험을 전가하는 행위”라며 “앞으로 미래 세대가 살아가야 할 사회는 탈핵으로 생명과 평화가 존중되는 사회가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혜숙 한국교회여성연합회 사회선교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열린 핵그련 탈핵연합예배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우리는 핵 없는 내일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란 제목의 성명서도 발표됐다. 핵그련은 성명서에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핵사고에 의한 인명피해는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사고 지역 인근 주민 4만2000여 명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등 방사능에 오염된 땅은 쉽게 회복될 수 없다. 이런 참혹한 현실이 미래엔 다시는 반복되지 않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우리나라는 정부가 탈핵을 선언했음에도 핵발전소가 계속 늘고 핵발전 비중이 높아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당장 경제적 손실이 아까워 핵발전소의 위험을 60년간 더 끌고 가는 것이 과연 탈핵 정책인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제적인 판단이 모든 것에 우선한다는 태도론 핵발전소와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지금 우리의 삶을 변화시키지 않는다면 미래 세대는 핵발전소와 핵폐기물을 끌어안고 두려움과 괴로움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글·사진=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