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청년최고위원에 도전했던 김준교(37) 전 후보는 자신을 애국우파 청년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막말’로 시작해 SBS ‘짝’에 출연했던 ‘남자3호’로 귀결된다면서 자신을 ‘기승전짝의 남자’라고 표현했다. 또 자신은 태어날 때부터 모태솔로였고 지금도 모태솔로인데 앞으로도 모태솔로일 가능성이 99%라고 말했다. 난치병을 극복하느라,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느라 연애할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지난 8일 여의도 국민일보에서 김 전 후보를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저딴 게 무슨 대통령’ ‘문재인은 대통령이 아니다’ ‘미세먼지가 아니라 문세먼지’ 등의 극단적 표현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그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그 같은 발언을 했다고 했다. 친북정권에 이대로 나라를 맡겼다간 자칫 한국이 패망한 월남처럼 되거나 적화통일될테니 이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설명이었다.


영재… 근육병… 그를 짓누른 10년
김 전 후보는 머리가 좋은 학생이었다. 중학교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영재들만 간다는 서울과학고와 카이스트에 진학했다. 겉으로는 누구나 부러워할 상황이었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극심한 진학 스트레스로 고1 겨울부터 섬유근육통증후군이라는 난치병을 얻었다. 잠조차 이룰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고통이 그를 오랫동안 짓눌렀다.

“몸이 얼마나 아픈지 일상생활을 못 할 정도였어요. 몸이 힘들면 마음이 힘들어지거든요. 제 모든 면이 무너집니다. ‘서울대나 카이스트에 못 가면 인생이 망한다’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아팠다고 생각해요. 병원에선 완치할 수 없대요.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심할 땐 온몸이 막 저리고 쑤셔서 하루 24시간 내내 잠을 못 잡니다.”


어찌나 고통이 심했는지 카이스트 재학 시절엔 자살을 떠올린 적이 있다.

“오죽했으면 대전(카이스트 기숙사)에 있으면서 ‘엄마 저 자살하고 싶어요. 저 지금 위에서 뛰어내릴까요?’라고 전화했겠어요. 그러면 어머니가 서울에서 버스 타고 내려오셨죠. 그런 경험을 겪으면서 ‘그래서 공부하고 그래도 공부한다’는 책을 냈어요.”

졸업한 뒤 서울 대치동에서 수학 강사로 활동했다. 그때 ‘준교쌤 수학교실’이라는 학습 카페를 운영하면서 수학 문제풀이 인강 동영상을 무료로 배포했다.

“인간은 다면적이잖아요. 전 짝에서 나온 뒤에 이상한 사람 취급받지만, 저 근본은 나쁜 놈 아닙니다.”

병은 20대 후반까지 그를 괴롭혔다. 무력감에 빠졌다. 지압 받고 침 맞는 일이 최우선이었다. 연애는 사치였다. 평범하지 않으니 사회생활이나 교우관계가 자연스럽지 못했다.

“오랫동안 투병 생활을 하면서 약간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을 하게 됐어요. 내가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 오래 아픈 사람들이 그런 게 있거든요. 극단적으로 표현하는 성격이 됐다고 해야 할까.”


2005년 12월 육군에 입대했는데 병원에 실려 가는 일이 잦았다. 한 번 훈련을 다녀오면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1주일 누워있기도 했다. 결국 1년 3개월 만에 의가사 제대했다.

“병원에선 섬유근육통 진단을 받았습니다. 개인마다 원인과 증상이 다 다른데 전 스트레스로 인한 근육경직이 특징이죠. 예전엔 병명이 알려지지 않아 진단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어요. 대학 땐 병원에 가면 별 이상이 없다고 했으니까요. MRI나 중증 암 환자가 받는 ‘본(bone) 스캔’ 같은 검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여러 의혹이 잇따랐다. 입대 전에는 병역을 기피하려는 꾀병이라는 의혹을 받았고 의가사 제대한 뒤로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눈총을 받았다.

“전 스트레스로 몸이 아팠을 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몸이 아프니 정신적으로 뭐 하나에 집중하는 습관이 생겼을 뿐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몸이 많이 좋아져서 일상 생활하는 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2차 연평해전 보며 정치 투쟁 결심”
정치에 발을 들인 건 2002년 일본 와세다대학 교환학생으로 공부를 하러 갔을 때였다. 제2차 연평해전이 발생했는데 우리 정부의 대응이 이상했다고 한다.

“북한군이 도발해 포를 쏴서 우리 군인들이 죽어 나갔어요. 그런데 김대중 대통령은 월드컵을 보고 있더라고요. 이해가 안 됐어요. 이 정권은 너무 북한에 치우친 것 아닌가, 친북정권은 더 연장돼선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에서 ‘창사랑’을 결성해 이회창 당시 후보 지지 활동을 했죠.”


김 전 후보의 바람과 달리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다. 충격이었다. 자신이 앞장서 친북정권을 뿌리 뽑아야겠다고 다짐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돼 충격을 받았어요. 또 효순 미선 사건도 제겐 충격이었고요. 물론 안타까운 일이에요. 그래도 장갑차로 벌어진 사고잖아요. 근데 종북좌파들은 촛불집회를 열고 ‘미군은 악마다’라거나 ‘미군이 죽였다’고 선동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연장되면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귀국해 이회창 후보를 적극 도왔죠.”

김 전 후보는 자신이 모태솔로인 이유를 여기서 찾았다. 10대 후반부터 10년 동안은 난치병을 고치느라 연애할 정신이 없었고 이후 또 10년 동안은 자유대한민국을 수호하는데 정치에 열을 올리느라 연애할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기승전짝, 소개팅 완전 끊겨 ㅠㅠ”
“제가 정말 건강했으면 연애했을 거예요. 그런데 건강하지 못했으니 지압 잘하고 침술 용한 사람을 찾아다니는 게 훨씬 중요했습니다. (지금은 건강해졌는데 왜 연애 안 하나요?) 그래서 정치하잖아요. 하하하. 제 팔자인가 봐요. 몸이 살만하니까 정치를 하게 되네요. 희한해요.”

2011년 11월 SBS ‘짝’에 출연한 이후 그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그나마 간간이 들어오던 소개팅마저 완전히 끊겼다. 사람들은 자신을 ‘남자3호’로만 기억한다.

“제 기사는 막말로 시작해 짝으로 끝납니다. 기승전짝이죠. 짝 출연 전에는 아주아주 간간이 소개팅이 들어왔는데 출연 이후엔 소개팅이 완전히 끊겼습니다. 소개팅이 끊겼는데 제가 연애를 합니까. 결혼을 합니까. 상식적으로 짝에 그렇게 방송이 나갔는데 연애, 가능하겠습니까.”


자신에 대해 관심을 주던 여성들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럴 땐 자신의 ‘확고한 정치적 신념’ 때문에 여성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했다고 한다.

“전 태어날 때부터 모태솔로였고 현재로 모태솔로고 미래도 모태솔로일 겁니다. 99%입니다. 100명 중 한 명 애국우파 여성이 있다면 그분과 연애할 가능성이 있긴 하겠죠? 2003년 전후엔 저에게 ‘밥 사달라’ ‘영화 보여 달라’며 관심 주는 여성들이 있었어요. 그럼 전 물어봤죠. ‘너 누구 찍었니? 노무현 찍었다고? 제정신이야? 너 미쳤냐?’라고요. 이러니 제가 연애를 못 하죠.”


“지금 한국, 월남패망과 똑같아 걱정”
왜 그렇게 거친 발언을 하는지 물었다. 그는 우리나라가 패망한 월남과 똑같이 될까 두렵다고 했다.

“월남패망, 적화통일, 미군 철수… 같은 말이 나오면 이성을 상실합니다. 우리나라가 월남과 똑같이 돼가고 있거든요.”

자신의 발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자신의 발언으로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전당대회 다른 후보들에게는 수차례 사과했다고 했다. 후보들은 대부분 자신의 발언을 지지해주었다고 전했다.


“한국당 전당대회 의장이셨던 한선교 의원님은 ‘괜찮아 괜찮아 할 말 했는데 뭐, 잘했어. 더해 더해, 쟤네들한테 굴복하지 마!’라고 하셨어요. 김진태 후보님은 ‘맞는 말 했는데 뭐. 굴복하지 마!’라고 해주셨죠. 김 후보님 사모님도 ‘어머 준교씨 잘못한 게 없는데 사과를 왜 해, 사과할 필요 없어요’라고 하셔서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잘 생긴 오세훈 후보님은 살인 미소를 보여주시면서 ‘그래 대구에선 쪼오금 과했지. 조금만 톤 다운해요’라며 훈훈하게 대해주셨고요. 황교안 후보님은 ‘네 그래요. 우리 남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열심히 해봐요’라며 손을 꼭 잡아 주셨습니다.”

경합 끝에 김 전 후보를 낙선시킨 신보라 청년최고위원만 ‘당 품격을 지켜달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그는 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자신을 ‘정치판에서 무명으로 있다 보니 조급증이 생긴 것 같다’고 평가한 것에 대해선 절반만 맞는 말이라고 대답했다.

“제게 조급증이 생긴 건 맞아요. 근데 나라가 망할 것 같으니까, 북한에 먹혀 적화통일될 것 같으니까 생긴 조급증이에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 정체성이 이상해졌어요. 북한 비핵화가 역행하고 북한이 미사일 시설이 재가동하고, 트럼프 정부와 틀어지는 상황이잖아요. 이런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는 조급증이 드는 거예요. 이준석 최고위원은 제 학교 후배이면서도 굉장히 스마트한 친구죠. 저랑 정치성향은 살짝 다릅니다. 김진태와 유승민 차이랄까. 저는 김진태고 이준석은 유승민이죠.”


내게 한국당이란, 문재인이란
그에게 한국당이란, 문재인 대통령이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그는 한국당에 대한 애정과 문 대통령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전 한국당이 너무 좋아요. 한국당은 자유대한민국의 보루입니다. 민주당은 정당도 아닙니다. 민주당은 절 비판하면서 한국당은 저런 후보 낼 거면 폐업하라고 공격했는데 전 반대로 말씀드리고 싶어요. 북한 비핵화도 어그러지는데 한국 이익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민주당은 지금 의원직 총사퇴하고 폐업하라고 말이죠.”

“문 대통령은 전당대회 동안 제 러닝메이트였습니다. 문 대통령 까는 걸로 시작해서 까는 걸로 마쳤죠. 애증 관계가 있어요. 처음엔 혐오했는데 지금은 정이 들었달까. 개인적으로는 문재인 정권이 정신 차리고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계획을 물었다.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정치와 예능을 넘나드는 아이콘이 됐으니 뭐라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저 연예인 병 걸렸어요. 연이 되면 정치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학원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어디에 있든지 별나고 재미있는 캐릭터로 기억해 주세요. 저 이상한 놈 아닙니다. 제 기사나 제가 나온 영상을 보면 악플 대신 선플 달아 주세요. 좋아요도 많이 눌러주시고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사진·영상=최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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