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모독한 혐의로 광주 법정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반성’과 ‘참회’라는 말은 아예 없었다. 법정에 선 그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 광주 시민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전두환씨는 11일 오전 8시32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출발해 4시간이 지난 뒤 재판이 열린 광주지법에 부인 이순자씨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1980년 5·18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했던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는 법원 출석 과정에서 취재진에게 신경질을 내기도 했다.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 “광주 시민들에게 사과할 거냐” 등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지자 “이거 왜 이래”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그가 내뱉은 첫마디였다.


전씨는 이날 오후 2시30분 광주지법 법정동 201호에서 형사8단독 장동혁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 피고인석에 부인 이씨와 나란히 출석했다. 그가 형사 피고인으로 법정에 선 것은 1996년 내란·내란 목적 살인 등 13개 혐의로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지 23년 만이다.

검찰 측은 국가기록원 자료와 국방부 5·18 특별조사위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5·18 당시 군의 헬기사격이 있었다는 증거가 명백한데도 전씨가 회고록에서 허위 내용을 써 조 신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전씨는 재판 내내 불성실한 모습을 보였다. 부인 이씨와 피고인석에 앉은 전씨는 법정에서 변호인의 진술이 장시간 계속되자 졸음을 참지 못하고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였다. 전씨 측은 조 신부 명예훼손에 대해서도 “헬기사격에 대한 직접적 증거가 없는데 특조위가 편견으로 역사적 사건을 규명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어 “회고록에 쓴 내용은 본인 기억과 국가기관 기록, 검찰 수사 기록 등을 토대로 확인된 내용”이라고 검찰 주장을 반박했다.


76분 만에 재판이 끝난 뒤 전씨가 법정을 나오자 현장은 경호원들과 취재진, 전씨의 처벌을 촉구하는 광주시민들이 뒤엉켜 난장판이 됐다. 이를 뒤로한 채 전씨는 자신이 타고 온 검은색 에쿠스 차량에 오른 뒤 경찰 호위를 받으며 법원을 유유히 빠져나갔다.

전씨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8일 오후 2시에 열린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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