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전력화에 나선 마린온(MUH-1) 헬기.

해병대가 경북 포항에 상륙헬기를 운용할 항공단 설립에 나서자 주민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

해병대는 지난 2017년 말부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을 전력화하면서 항공단 창설을 본격화했다. 이 과정에서 인근 주민 의견 수렴도 하지 않은 채 헬기이착륙장 등의 공사에 들어가자 주민들은 소음과 진동 피해 등을 주장하며 반대하고 있다.

15일 해병대와 포항시 등에 따르면 2021년 창설될 예정인 해병대 항공단은 2개의 상륙기동헬기 대대와 1개의 상륙공격헬기 대대로 구성된다. 해병대는 상륙기동헬기 20여대 등 최종 40여대를 운용할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8월부터 포항공항 내 해군6전단 옆 부지에 헬기 이착륙장과 격납고, 정비시설, 생활관 등 설치 공사를 시작했다. 900여억원을 들여 오는 2021년 완공 예정이다.

해병대는 항공단 설치 운영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방개혁에 따라 해병대 전력 강화에 항공부대가 반드시 필요하며 국가 안보에 직결되는 문제라는 것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항공단 창설준비단을 중심으로 지난 1월 11일 포항공항에서 첫 주민설명회를 가졌으며 경북도에서 소음영향 평가를 진행 중”이라며 “앞으로 3~4회 정도 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며 민·관·군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민요구 사항을 최대한 수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대는 강경하다.

비행장도 모자라 헬기 항공단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오랜 시간 항공소음 등으로 시달려온 주민들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군겸용인 포항공항에 헬기 항공단까지 배치된다면 오천읍, 동해면, 청림동, 제철동 주민들은 각종 소음과 미세먼지 등으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겪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수십년간 민간항공기는 물론 전투기와 헬기 등 항공기 소음으로 인한 각종 소음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을 해치고 생활권과 학습권, 재산권까지 침해 받아왔다. 또 포항공항 인근에는 초·중·고등학교가 10여곳에 달하는 만큼 헬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으로 수업에 막대한 영향이 우려된다.

김철수 포항시의원은 “당장 피해를 감수해야하는 주민들과는 공사 진행 전에 논의조차 없었다”며 “포항공항 인근은 10만여명이 거주하는 주민 밀집지역으로 현재도 민간항공기와 군용기, 6전단 헬기 운용으로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종 피해가 반복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해병대가 어떤 대책과 대안도 마련하지 않는 상태에서 정책을 추진하면 포항시민은 피해와 고통을 감수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며 “헬기장 건설은 절대 안 된다. 하루빨리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해병대가 도입하려는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은 지난해 7월 17일 포항공항에서 시험비행 중 부품결함으로 추락해 탑승했던 해병대 장병 5명이 순직하는 사고를 일으켰던 기종이다.

포항=안창한 기자 chang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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