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화면 캡처

SBS 시사 고발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버닝썬 게이트의 본질’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이 중에서도 특히 버닝썬 클럽에 20% 지분을 가진 ‘린사모’라고 불리는 대만 여성과 ‘삼합회’에 관심이 집중됐다. 홍콩과 타이완을 거점으로 한 중국의 범죄 조직인 ‘삼합회’는 ‘린사모’와 친분이 있으며 이들은 클럽 버닝썬을 통해 자금을 세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스페인 발렌시아 구단주의 딸도 버닝썬의 해외투자자로 지목돼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는 3개월간 가수 승리가 사내이사로 있었던 클럽 버닝썬을 둘러싼 수많은 의혹을 추적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필리핀 팔라완에서 있었던 승리의 호화 생일파티에 대해 취재했다. 승리는 자신의 27살 생일 파티를 위해 ‘숨겨진 지상낙원’이라고 불리는 팔라완의 아만폴로 섬을 전체로 빌려 2박3일간 호화 파티를 열었다. 이곳은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비밀스러운 공간이라는 점에서 비밀의 섬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날 생일파티 게스트 명단엔 텐프로 여성들 9명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지난 2017년 12월 승리는 팔라완에 위치한 리조트를 통째로 대여하고 비행기 티켓값 등을 포함해 약 10억원에 이르는 비용을 들여 대규모 시크릿 파티를 열었다. 이 파티엔 각국에서 VIP로 불리는 100여 명이 초대됐다. VIP와 별도로 9명의 여성들도 초대됐다. 파티가 열린 지 3달 후 승리는 클럽 버닝썬을 개장했다. 이 때문에 승리의 생일파티는 버닝썬을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개장 이후부터 버닝썬은 호황을 이뤘다. 이후 폭행 사건과 VIP룸 성폭행 동영상 등이 공개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제작진은 지난해 11월24일 김상교씨 폭행사건 이후 버닝썬 관련 제보를 받았으며 그 결과 350여 건의 제보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대부분의 제보자는 폭력이나 성범죄가 발생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버닝썬 손님이었다고 한 한 제보자는 “어떤 젊은 남자가 1층에서 자기네 룸에서 술을 마시자고 해 따라갔다가 소파에 누워있는 여성을 봤다”며 “그 위로 남자가 올라타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있었는데 여성의 상태가 시체였다”고 말했다.

이 제보자는 “112에 바로 신고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112가 아닌 119가 출동했다”고 떠올렸다. 발신 기록을 확인한 결과 112에 신고한 것이 맞았다. 그러나 성폭행 신고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경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처럼 버닝썬이 치외법권 구역처럼 군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뒤에 공권력과 실력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관과 관련 공무원들에게 ‘관비’라고 물리는 뇌물을 상납했다는 증언과 장부를 입수했다.

버닝썬 전 직원은 “밤의 해결사로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매달 200만원씩 관비를 받고 큰일을 막아주면 500만원까지 받았다”며 전직 경찰과 강모씨를 지목했다. 강씨는 “고향 친구인 최씨와 말 그대로 알아만 봤다”며 “나도 한참 뒤에 알았다. 엄청난, 위에서 체계적으로 플랜이 다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최씨는 몽키뮤지엄 사단의 인물로 승리와 함께 일해온 최측근이다. 제작진은 강씨가 인터뷰한 뒤 얼마 뒤 구속됐다고 전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버닝썬 실소유주에 대해서도 파헤쳤다. 버닝썬 전체 지분 중 50%는 이성현 대표와 호텔 측이 갖고 있었다. 10%는 승리의 친구로 알려진 이문호 대표, 20%는 유리홀딩스, 20%는 해외투자자가 갖고 있었다. 20%를 가진 해외투자자는 대만의 ‘린사모’라고 불리는 인물이다.

제보자들은 “린사모는 대만에서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는 존재”라며 “남편이 대만에서 총리급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버닝썬 전 직원들은 린사모의 경우 통상적으로 매니저로 불리는 화교의 이름으로 예약한 뒤 2억원짜리 더블 만수르 세트를 시킨다고 설명했다. 한 제보자는 또 “린사모는 스케일이 컸다. 삼합회 대장도 데리고 온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제작진은 버닝썬 직원들은 린사모가 투자한 돈의 출처가 삼합회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검은 돈을 세탁하는 장소로 버닝썬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삼합회는 홍콩과 타이완을 거점으로 한 중국의 범죄 조직 중 하나다. 청나라 말 유명한 반청복명 조직인 천지회에서 변질됐으며 성매매, 마약밀매, 청부살인, 돈세탁, 도박, 차량 절도, 강탈 등을 일삼았다. 현재 삼합회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음악 CD와 영화 DVD/VCD 같은 지적재산을 불법복제해 판매하며 밀수한 담배나 술을 거래해 수입을 얻고 있다.

결과적으로 버닝썬 지분의 절반은 승리의 측근이 갖고 있는 셈이며 승리는 유리홀딩스의 이름으로 투자했다. 이에 대해 이문호 대표는 제작진에게 “승리는 원래 돈이 없었다. 린사모가 10억을 투자했고 저희에게 지분을 준 것”이라며 “유리홀딩스도 투자한 금액이 없고 승리를 보고 지분을 얻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문호 대표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라면 사업이나 다 유리홀딩스로 통한 거라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제작진은 또 승리의 해외 투자자 중엔 싱가포르 국적의 여성도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우리나라에서도 모델로 활동했던 인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발렌시아 구단주의 딸이라고 전했다. 유인석 유리홀딩스 대표와도 절친한 사이로 알려졌다. 앞서 승리는 방송을 통해 발렌시아의 팬이라고 주장해왔으며 발렌시아의 구단주 피터 림의 딸과도 친분이 있다고 했었다. 승리와 유인석 대표를 오랜 시간 지켜봐왔다는 한 제보자는 “이러한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버닝썬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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