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을 침입했던 반북단체 자유조선과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연계설이 기정사실처럼 굳어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FBI 연루설을 잡아떼고 있고, 북한도 미국에 대한 공격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자유조선과 FBI가 협력한 정황이 추가로 드러날 경우 북·미 대화 재개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월22일 반북단체 자유조선의 침입을 받아 서류 등을 빼앗긴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전경. AP뉴시스

NBC방송은 자유조선이 스페인의 북한대사관에 들어가 빼앗은 정보를 FBI에게 넘겨준 것이 맞다고 이 사건에 정통한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유조선과 FBI 연계설을 미국 주류 언론들이 앞 다퉈 기사화하는 형국이다.

북한이 미국 정보당국의 디지털 첩보 활동을 우려해 구식 통신수단에 의존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 자유조선이 탈취한 서류들은 엄청난 정보가치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대사관이긴 하나 우방인 스페인의 영토에서 빼앗은 서류를 입수한 것이 FBI로선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그러나 미국 법적으로 이 자료를 활용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법률 전문가들은 전했다.

FBI와 미 중앙정보국(CIA)은 FBI 연계설에 대한 답변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미 국무부는 “미 정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북한의 반응은 예상보다 신중하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1일 “이번 테러 사건에 미 연방수사국(FBI)과 반공화국 단체 나부랭이들이 관여되어있다는 등 각종 설이 나돌고 있는 데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을 겨냥해 자극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설’이라고 표현하면서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취했다.

그러나 FBI 연루설이 북·미 관계의 대형 화약고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FBI 연계설은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해제 움직임과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북 제재 해제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한다면 북한도 자유조선과 FBI 연계설을 눈 감아 줄 가능성이 적지 않다. 그러나 미국이 대북 제재 해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에서 FBI의 연계설을 입증할 수 있는 폭발력 있는 정황이 드러난다면 북한은 미국을 향해 강공을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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