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청에 정식으로 등록된 비영리단체 ‘여성‧청소년 성매매 근절단(이하 여청단)’의 우두머리인 신정우(가명)씨가 결국 구속됐다. 그러나 경기도청이 말소 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던 여청단은 여전히 비영리단체 명단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6일 오후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검은 유착, 성매매 카르텔-여청단과 대동단결’이라는 제목으로 여청단과 ‘미투 더 넥스트’ 단장으로 활동하는 신씨의 정체를 파헤쳤다. 지난 2월 9일 방송된 ‘밤의 대통령과 검은 마스크-공익단체인가 범죄조직인가?’의 후속편이었다.

당시 방송은 성매매 근절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민간단체 여청단과 ‘미투 더 넥스트’가 뒤에서는 성매매업체를 장악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됐었다. 여청단의 단장인 신씨는 성매매 알선 전과가 있으며 마약과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는 인물이었다.

여청단은 수도권과 충청도까지 활동하며 성매매 업주를 신고해왔다. 최소 15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직접 지불하며 성매매 남성으로 위장해 업소에 들어가 신고하는 방식이다. 이들은 경기도에 정식으로 등록된 비영리 민간단체로 활동해왔다.

겉으로는 공익단체로 보이지만 뒤에선 조직폭력배와 담합해 성매매업자를 협박해 거액을 갈취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씨가 ‘밤의 황제’ ‘밤의 대통령’ 등으로 불린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신씨는 성매매 알선을 해왔던 자신의 과거를 뉘우치고 아이들을 돕기 위해 여청단을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1300만명의 성매수자 데이터베이스가 있다”며 “이걸로 1조원을 벌어 불우한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주장까지 했다. 신씨는 또 “순수한 의도로 여청단을 만들었고 경기도청이 비영리단체로 등록해줬다”며 “공공기관이 인정해준 단체가 어떻게 범죄조직일 수 있냐”며 의혹을 반박했었다.

방송 직후 경기도청은 여청단의 비영리단체 등록을 말소시킨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난 현재까지 비영리단체로 명단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6일 방송에서 “방송을 보고 판단해 보도자료를 냈고 지금 조사 과정에 있다”며 “법무 쪽이랑 같이 해서 절차를 밟기 위해 자료를 수집 중이다. 물리적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경기도청에 비영리 민간단체 등록 과정을 질문했다. 경기도청 관계자는 “비영리 민간단체 지원법에 따라 요건이 갖춰지면 등록해준다”며 “최초 등록할 때 요건만 확인하고 이후 지도 감독이나 관리는 없기 때문에 무슨 단체인지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 도청 관계자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타 지역 관계자는 “비영리 민간단체를 등록해 줄 때는 당연히 방문하고 어떤 단체인지 파악해야 한다”며 “경기도청의 행태를 보고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신씨는 방송이 나간 지 두 달 후 SBS에 찾아와 촬영 원본을 요구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신씨는 온라인에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채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방송에서 신씨는 “대한민국에 건드리면 안 되는 사람 3명 중 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이는 국가의 공권력을 이용하는 것과 같다”는 위협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신씨는 지난달 중순 마약, 강간, 업무방해 등으로 긴급체포돼 구속됐다. 체포 전날, 신씨는 개인방송에서 “걱정은 안 된다. 6개월 안에 나올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의 구속 영장이 과거에도 세 차례나 기각된 바 있다.

방송에서는 ‘여청단’을 함께 만들었다는 신씨의 친구라는 제보자의 증언도 소개됐다. 제보자는 방송에서 “여청단을 만들기 전에 경쟁업소를 신고하는 ‘작업조’라는 단체를 만들었다”며 “작업조를 만들게 된 계기가 나였고 그래서 헤어지기 전까지는 모든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신씨는 유명한 코쟁이(업소를 뒤에서 신고하는 행위)였다”며 “똑같은 신고자가 계속 찾아와 여기 불법 성매매하는 곳이라고 하니 경찰들이 의심했다. 그러니까 단체를 생각하더라”고 덧붙였다. 신씨가 만든 작업조는 유흥업계에서 유명한 조직 ‘대동단결’이었다.

대동단결은 충분히 수익을 올렸지만 경찰의 의심을 받으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에 신씨는 합법적인 단체를 고민했고 이후 여성단체인 여청단과 미투 더 넥스트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신씨는 지난달 12일 협박, 강요, 업무방해, 마약, 성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돼 현재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신씨는 술집을 운영 중인 업주들을 상대로 불법 영업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뒤 여청단 가입을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입을 거절한 업주에게는 스팸전화 프로그램을 통해 술집 업무를 방해하는 등의 방법으로 보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신씨는 지난해 10월 마약을 투약하고 자신과 함께 있던 여성에게도 마약을 투약하게 한 뒤 성폭행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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