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산불이 속수무책으로 번지는 동안 사람과 함께 피하지 못해 불길을 온몸으로 받아야 했던 동물, 반려인과 함께 몸을 피했지만 보호소에 들어가지 못해 발을 동동 굴리는 사연 등이 전해지고 있다. 국가 재난 상황에서 동물이 배제된 대응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특히 불법 개농장에서 불에 타 죽은 개들도 있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7일 성명서를 통해 “반려인과 함께 대피하지 못한 개는 물론, 소, 사슴, 닭, 염소 등 축사에 꼼짝없이 갇힌 동물은 불길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그을리거나 타죽었다”면서 동물이 배제된 국가 재난 대응을 비판했다.

이 단체는 “현장 조치 행동 매뉴얼을 포함, 현재 대한민국 재난 관리 시스템에 동물은 없다”면서 “동물을 구조할 책임은 온전히, 함께 사는 개인에게 있다. 이로 인해 재난 발생 시 혼란과 동물이 입는 피해는 엄청나다. 이번 강원 산불 현장에서도 동물은 국가의 구호를 전혀 받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행정안전부의 비상 대처요령에는 ‘봉사용 동물’이 아닌 동물은 대피소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것을 지적한 단체는 “이번에도 대피소 출입을 거부당한 반려인들이 차를 타고 인근 사설 보호소를 찾아 헤매는 사연이 언론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려졌다”고 했다.

동물해방물결은 반려동물 출입이 가능한 대피소가 늘거나 동물 전용 대피소가 있는 미국과 일본 사례를 들면서 “이제 대한민국도 변할 때”라고 강조했다.

발이나 등이 까맣게 그을린 개와 소의 모습 등 산불 피해를 본 동물이 많은 언론에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기도 했다. 뉴시스는 강원 고성군의 한 불법 개 농장에서 불에 타 죽은 강아지가 있다며 그 모습을 사진으로 전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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