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불 제거 후 맨땅에서 쪽잠 자는 군인들…“우리들 영웅”

사진=국방사진연구소 페이스북

지난 4일 강원도를 뒤덮은 산불이 빠르게 진압될 수 있었던 것은 전국에서 달려온 소방관들과 인근 부대 병사들이 진화작업에 투입됐기 때문입니다. 강풍마저 불어 자칫 더욱 큰불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군장병들과 소방대원들은 뜬눈으로 밤을 보냈습니다.

이날 국방부는 군 헬기 32대, 군 보유 소방차 26대, 군장병 1만6500여 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실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페이스북 ‘국방사진연구소’ 페이지에는 “강릉시 옥계면 일대를 휩쓴 산불의 확산을 막기 위해 현장에 투입된 육군23사단 장병들이 책임 구역의 잔불을 제거한 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라는 설명과 함께 진화작업에 투입된 군장병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습니다.

사진=국방사진연구소 페이스북

사진 속에서 군장병들은 메케한 연기 속에서 병사들은 흰색 방탄모를 쓰고 마스크를 쓴 채 낙엽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작은 불씨까지 샅샅이 뒤지는 모습입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산불이 진화된 현장에서 녹초가 된 장병들이 맨땅에 몸을 누인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검게 그을린 마스크를 쓴 채 장병들은 바닥에 누워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밤샘작업에 동원된 장병들의 얼굴에는 피로가 가득한 모습입니다.

사진=국방사진연구소 페이스북

또 지난 6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휴게소에서 식사하는 소방관들’이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사진이 확산돼 네티즌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사진 속에는 강원 고성, 속초 산불로 파견된 소방대원들이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을 가득 채운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사진=온라인커뮤니티

또한, 이번 강원 산불에서 소방차가 줄지어 화재현장으로 이동하는 고속도로 CCTV 장면도 큰 화제가 됐습니다. ‘속초로 향하는 영웅들’이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영상에는 늦은 밤, 경광등을 킨 전국 소방차들이 서울~ 양양 고속도로 방향으로 줄지어 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강원 고성·속초 산불 진화에 소방차 872대와 소방관 3251명(타 지자체 지원 820대, 2598명) 등 5배가 넘는 차량과 인력이 화재 진압에 투입됐고, 헬기도 110여대가 급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이런 소방관들의 노고로 강원 고성·속초 산불 진화 대응은 14년 전 같은 기간에 발생한 양양 낙산사 화재와 비교할 때 19시간이나 완진 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방관들의 활약으로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 논의도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지난 5일 올라온 이후 17만6천여 명이 넘는 동의를 받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한마음으로 "이들이 이 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라며 응원과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 네티즌은 “사진을 보며 눈물이 났습니다. 전쟁터로 향하는 내 자식들 같았습니다. 고맙고, 존경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인이 속초 소방관이라서 3일 만에 안부를 물었습니다. 이번 산불에 오예스 한 개로 식사를 대신했다고 아내분이 얘기를 전해 주시는데 진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현장에서 이렇게 고생해서 불을 끄셨구나 싶은 마음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라고 했습니다.

한국교회도 강원도 산불 피해 복구와 이재민 돕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지난 5일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은 피해 지역에 캠프를 차리고 구호물품을 현지 이재민들에게 전달하는 등 긴급구호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5일 고성 천진초등학교에서 구호품을 나르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 제공

또한, 속초시기독교협의회는 오는 10일 산불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이승희 박종철 김성복)은 지난 6일 ‘긴급기도 요청’을 전국 교회에 보내고 “한국교회가 강원도 이재민들을 위해 기도하자. 그들의 아픔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재해 복귀를 위해 힘쓰시는 분들, 그리고 피해를 보신 분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께 하길 기도합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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