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초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른바 요양병원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는 말들이 나오고 있다. 전국 곳곳에 요양병원이 들어서 1500곳은 족히 넘어서고 2000여 곳을 향해가고 있다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그러면서 요양병원과 관련해 좋지 않은 뉴스도 곧잘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의 의료법인 은경의료재단(이사장 염순원)이 눈길을 끈다. 초량동과 대연동의 인창요양병원과 인창요양원 등 3곳을 거느린 은경의료재단은 지역에서 새로운 요양병원의 모델의 만들어 가고 있다. 재단은 내친 김에 노인복지의 새로운 개념도 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염 이사장은 “지금까지는 노인들이 들어와서 돌아가실 때까지 머무르는 곳을 요양병원으로 여겼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면서 “요양병원에서 잘 회복해 가정으로 돌아가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은경의료재단은 지난달 모태인 인창요양병원 개원 15주년을 맞아 직원 200여 명과 함께 기념식을 열어 승진자 임명, 모범사원 및 장기근속자 포상 등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2년 전부터 부산 동구청 및 동구자원봉산센터와 함께 시행한 ‘희망나무심기’ 프로젝트에 150그루의 나무를 기증하기도 했다.
염순원 이사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요양병원의 목표는 가정으로 복귀 하는 것"이라며 노인요양병원의 새로운 전형을 제시했다.

-은경의료재단 이사장을 맡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원래는 대학 경영학부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어머니가 운영하시던 노인복지법인의 경영과 재무 등 일을 조금씩 도와주다 노인복지에 관심을 갖게 되고 2002년 대리로 복지법인에 입사했다. 처음에는 복지법인 산하 작은 의원에서 간병업무부터 물리치료 및 보조업무도 하고 아주 기초적인 업무부터 하면서 서서히 의원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게 됐다. 당시는 요양병원이 활성화되기 전이라 의원에 외래환자들이 많았다. 그런 중 복지법인 안에서 할 수 있는 의료사업에 한계가 있음을 알고 차라리 의료법인을 만들자고 어머니께 건의해 의료법인을 만들게 됐다. 2004년 3월 211병상으로 인창동구노인요양병원을 개원했다.”

-도심 한 복판에 요양병원을 세운 건 상당히 신선한 시도인 것 같다.
“당시만 하더라도 요양병원들이 다 공기 좋은 산속에 있을 때라 도심에 요양병원을 세우는 게 이상하게 보였다. 하지만 그건 실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이미 고령화사회에 들었던 일본만 해도 노인일수록 도심에 살아야 한다는 게 정설이었다. 특히 갑자기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골든타임 안에 대학병원에 가야 하는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당연히 도심에 있는 게 유리했다. 가족들과 자주 만나기 위해서도 멀리 떨어지는 게 맞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개원한 뒤 금세 환자들이 차고 좋은 소문이 났다. 그때는 큰 규모의 요양병원도 별로 없었다.”

-주로 노인들을 대하면서 느낀 점은.
“가족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 2개의 병원과 요양원까지 합쳐 1000분 정도의 어르신들을 모시다 보니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모두 도심에 있다 보니 보호자들이 많이 찾는다. 그런데 자식들이 여럿 있는데도 거의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수시로 찾아와 식사를 챙겨주고 목욕도 시켜주는 등 챙기는 경우를 보면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리고 자원봉사를 위해 오시는 분들로부터 감동을 받을 때가 많다. 예전에는 기업이나 은행에서 자원봉사를 하러 와서는 대충 청소하고 사진 찍고 후원금 전달하고는 가기 바빴다. 하지만 요즘엔 정성껏 목욕을 시키는가 하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봉사자들이 많다. 특히 학생들이 와서 자신들의 특기를 활용해 피부 마사지나 네일아트, 이미용 등 봉사 등을 정성스럽게 해주는 걸 보면서 우리 사회가 아직도 따뜻하다는 걸 새삼 느낀다.”

-앞으로 재단을 어떻게 운영할 계획인가.
“노인요양병원의 새로운 전형을 만들고 싶다. 통상 노인들이 요양병원에 입원하면 돌아가실 때까지 계신다고 인식하는데 인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요양병원의 목표는 가정으로의 복귀여야 한다는 것이다. 요양병원에서 건강을 회복해 집으로 돌아간 다음 병원에서 간호사나 물리치료사를 파견해 방문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게 목표다. 그러다가 다시 몸이 안 좋아지면 병원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는 관계를 이루도록 하는 것이다. 요양병원은 노인들 마지막 머무르는 곳이 아니라 몸을 회복시켜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그런 곳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은철 기자 dldms878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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