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조만간 4차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회담 장소와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5월처럼 원포인트 판문점 회담이 유력한 상황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2일 곧 있을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장소와 시기 등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며 “북측과 협의를 통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준비가 되는 대로 북측에 특사를 보내 남북 정상회담의 세부 계획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지난해 5·26 정상회담 방식이 유력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4·27 남북정상회담 한 달 만에 비공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만났다. 북·미가 회담 날짜를 미루면서 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졌는데 이를 중재하기 위한 원포인트 만남이었다.

문 대통령은 당시 회담에서 김 위원장과 4·27 판문점 선언 이행,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문 대통령의 방미 직전 “북·미 회담이 지난해 5월 취소됐고 그다음에 판문점에서 원포인트 남북 정상회담을 한 뒤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며 “아마 이번에도 우리의 역할이 있을 거라고 기대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정부는 판문점에서 4·27 남북 정상회담 1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예정이다. 이미 북측에 참여를 제안하고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계기로 남북 정상이 자연스럽게 만날 가능성도 있다. 현재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될 상황에서 의전과 경호 등 준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서울 방문은 북한에게도 부담이다.

문 대통령은 12일 저녁 귀국 즉시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오는 16일부터 23일까지 투르크메니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을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가운데도 물밑에서 북한과 접촉을 이어갈 방침이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나 서훈 국가정보원장의 대북 특사 파견 가능성도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다만 북한이 남측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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