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에게는 연예계가 선교지… 저로 인해 누군가 열매맺길”

‘전도사 아내’ 배우 김정화의 삶과 신앙 이야기

배우 김정화씨. 송지수 인턴기자

2000년 가수 이승환의 뮤직비디오 ‘그대가 그대를’에서 데뷔한 후 인기 시트콤 ‘뉴논스톱’에서 인지도를 높이며 연기를 시작한 배우 김정화씨. 2013년 CCM싱어송라이터 유은성씨와 결혼해 주목을 받았다. 찬양사역자인 유 전도사의 아내인 김씨는 배우 이유리와 가수 자두 등 목회자와 결혼한 ‘연예인 사모’로 꼽힌다. 김씨는 11일 서울 서대문구 성산로 필름포럼에서 열린 제16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국민일보는 김씨와 단독 인터뷰를 갖고 그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나눴다.

△제16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홍보대사를 맡게 된 소감은?

-영화제 16번째 홍보대사를 맡아서 영광입니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서울국제사랑영화제는 국내 유일의 기독교 영화제입니다. 크리스천뿐 아니라 모든 이들의 축제가 됐으면 합니다. 연령대 구분 없이 많은 이들이 함께 즐기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개막작인 영화 ‘하나님과의 인터뷰’는 제목부터가 흥미진진합니다. 절망에 빠진 한 종군 기자가 자칭 하나님이라고 하는 사람과 인터뷰를 하는 내용입니다. 저라면 그의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요.

△크리스천 배우로서 뮤지컬, 라디오, 예능 등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십니다. 기독교 문화와 관련해 어떤 소명이 있나요?

-연예계에는 많은 크리스천 연예인들이 있어요. 저는 연예계가 선교지라고 생각해요. 이 안에서 하나님의 딸로 어떻게 살고, 그분과 어떻게 관계하는지에 따라 (나로 인해) 누군가 열매를 맺을 것으로 믿어요. 그런 마음으로 저부터 옮은 모습,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는 모습을 보이고 싶어요.

배우 김정화씨. 송지수 인턴기자

△삶이 치열하실 것 같아요.

-어떨 때는 타협해야 할 때도 있어요. 하나님이 늘 정답을 주시진 않죠. 우리가 자유의지를 갖고 모든 것을 선택하는 데 어떤 것이 조금이라도 하나님이 보시기에 나을까 하는 마음으로 고민해요. 치열한 사회이기 때문에 모든 걸 하나님 중심에 맞추긴 힘들죠. 어떻게 고민하고 하나님 편에 서서 몸부림치느냐. 이런 고민을 하는 것만으로도 (저를 하나님이) 조금은 예쁘게 봐주시지 않을까요(웃음).

△배우 생활하면서 믿음 생활을 어떻게 하시나요?

-결혼 전보다 열정적으로 하지 못하는 점이 있어요. 예전엔 금요 철야, 새벽기도 모두 참여했거든요. 친정엄마가 살아계실 땐 새벽기도를 가고 금요 철야에 가는 것을 좋아했지요. 혼자 모자 푹 눌러쓰고 교회에 가서 통성기도 많이 했어요.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이렇게 신앙생활 해도 되나?’ 싶더군요. 남편과 이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어요. 뭔가 (하나님을 향한) 첫사랑을 잃어버린 느낌, 예배 생활이 이전보다 나태해진 느낌이라고요.

-아이들을 예배에 데리고 가면 집중하기 힘들죠. 저의 신앙생활을 잘 못 해요. 남편은 아이를 키우는 이 시기가 신앙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시기라고 했어요. 하나님도 저의 이런 상황을 잘 아시겠죠. 이런 고민을 하고 어떻게든 노력하는 걸 기쁘게 여기시지 않을까요. 아이들을 잘 키우며 엄마 역할을 하는 게 열정적인 신앙의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지금 있는 이 자리가 이전과는 달리 소중한 자리인 것 같아요.

김정화씨의 신혼 시절. 인스타그램 캡처

△두 분은 어떻게 만나셨나요?

-남편과 처음 교제를 시작하고 한 달 만에 남편이 결혼하자고 말했어요. 친정엄마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죠. 당시만 해도 연애하면 1년은 만나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어요. 그런데 사귄 지 한 달 만에 결혼하자고 하니 이상한 분인가 싶었죠. “왜 그러세요?”라고 넘겼죠. 3개월 구애하셨는데 아주 진지한 것보다 장난스럽게 “이런 남자 없어요”라고 하셨죠. 진지한 청혼이 아니라 그냥 넘기다 그분의 이런 주입식 교육이 마음에 심어졌나 봐요(웃음). 어느 순간 제 마음이 변해있더군요. 평생 존경하면서 행복하게 살겠구나 싶었어요. 연애 10개월 만에 2013년 결혼했어요.

△전도사의 아내, 사모에 대한 부담감은 없으세요?

-남편도 교계에서 알려진 분이죠. 남편과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가 가정을 잘 지키고 예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선교가 아닐까. 다른 분들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고 지금처럼 행복하게 좋은 모습 보여주자고요. 남편이 일반 목회가 아닌 특수 사역을 하고 있고 제자 양성을 하고 있어요. 다른 일반 사모님보다는 자유롭지 않나 싶네요.

-어릴 때부터 신앙이 있어서 목회자와 결혼해 사모가 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했죠. 사모에 대한 부담감과 거부감은 없었어요. 더 잘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해주죠. 제가 올바로 갈 수 있게끔 하나님이 ‘명찰’을 달아주신 것 같아요. ‘전도사 아내’라는 게 있느니 더 똑바로 살아야겠다 이런 거요. 연예계에서 활동하는 저에게 오히려 울타리를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연예계에 막 발을 들인 친구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부분이 있어요. 저는 어느 정도 생활을 해서 여기가 어떤 곳인지 알고, 이렇게 대처하면 되겠다 하는 부분을 조금씩 알게 됐는데 그런 부분을 조언해주고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작품인지 고민하는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가족과 단란한 시간을 보내는 김정화씨. 인스타그램 캡처

△아들 두 명을 키우시는데 어떠신가요?

-결혼 후 아내의 자리가 낯설고 어려웠어요. 아이를 키우니 엄마 자리의 어깨는 더 무겁네요. 아이들 때문에 웃을 일도 많지만 스스로 돌아보고 자책하는 때도 많아요. 육아에 대한 정답도 없고요. 엄마가 됐으니 좋은 엄마가 돼야 하잖아요? 육아 서적을 읽어도 아이 상황과 달라서 적용되지 않는 부분도 있고요. 내 아이에게 맞는 교육법을 터득해서 양육하는 게 일하는 것보다 어려워요. 남편과 좋은 부모가 되는 게 쉽지 않다고 이야기를 나눠요.

-양육하면서 저의 안 좋은 부분을 발견하게 돼요. 어떤 상황에서 화를 내고 참을성 없이 넘어가는지 제 단점을 보게 되죠. 딸이 아닌 두 아들(6세, 4세)을 주신 건 저의 약함을 더 보라고 하신 것 같아요. 그런 제 모습에 좌절하고 일어서고, 용기를 얻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어요. 그러면서 단단해지다 보면 어느 순간 깊은 사람, 넓은 사람이 돼 있겠죠.

-남편은 워낙 사역에 바빠요. 어떻게 보면 자기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봐요. 누군가에게 은혜를 끼치러 가지만 본인이 먼저 은혜를 받아야 하거든요. 힘든 스케줄인데도 행복하고 너무 은혜를 받았다고 해요. 예배뿐 아니라 관계를 통해 얻을수도 있고요. 저는 주일날 아이들과 예배 드려요. 막내 4살 아들과 영아부 예배를 드리죠. 아이들이 아닌 부모 위한 설교를 해주시거든요. 부모에게 미션이라든지 비전을 던져주세요. 그 예배를 드리면서 신앙 생활을 하고 있어요.

△하나님을 뜨겁게 만난 계기가 궁금해요.

-크게 두 번 있었어요. 모태신앙인 저는 미지근하게 살았어요. 2009년 기아대책 홍보대사로 가게 된 아프리카에서 아그네스라는 아이를 만났어요. 하나님이 절 이렇게 바라보실까 싶었죠. 이 아이를 만나기 6~7개월 전 성경공부를 열심히 했어요. 말씀으로 충족된 상태에서 아이를 만나니 마음이 더 열린 것 같아요. 그때 인격적으로 하나님을 만났고요.

-2012년 친정엄마가 암 투병을 하시다 돌아가셨어요. 집안에서 처음 신앙생활을 하신 분이시거든요. 저랑 언니, 두 자매를 신앙으로 키우려고 노력하셨어요. 엄마의 돌아가신 과정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했어요. 대부분 죽으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고민하잖아요. 저는 엄마가 하늘나라에 가셨다고 확신해요. 죽음에 가까이 있는 엄마를 보면서 내가 마지막 때에도 이렇게 믿음을 지켜야겠다, 천국가서 엄마를 만나야겠다고 싶었어요. 아그네스를 만날 땐 첫 사랑을 만난 느낌, 엄마 보내드릴 때는 깊은 신앙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됐어요.

배우 김정화씨. 송지수 인턴기자

△영화제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영화제 이름부터 ‘샤방샤방’ 사랑이 넘칠 것 같죠? 그렇게 바라보고 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잃었던 사랑을 회복하는 시간이 되실 거에요. 다양한 작품들이 준비돼 있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벚꽃놀이를 하듯 오시면 돼요.

△기도제목을 나눠주시면?

-누구나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잃어버리기 쉬운 것 같아요. 늘 모든 주변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제가, 그런 가정이 됐으면 좋겠어요. 봄에 벚꽃 피는 것에 감사하고 하루를 열심히 사는 것에 감사해하는 그런 모습으로 살고 싶습니다.

△국민일보 애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면?

-항상 크리스천의 이야기를 잘 다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배우로서 공백기가 있었어요. 많은 기도와 응원 부탁드립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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