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13일 손학규 대표가 공석 상태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지도부 재신임 절차도 없이 지명직 2명을 임명 강행하겠다는 것은 변칙이자 당을 더 분열시키는 막가파식 행위”라고 정면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현재 손 대표는 당을 살릴 아무런 비전도 없이 대표 자리만 지키겠다는 욕심으로 가득차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손 대표에게는 바른 소리하는 최고위원보다는 ‘예스맨’이 필요한 상황일 것”이라며 “손 대표가 예스맨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 강행해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7명으로 구성된 최고위에서 안건 의결에 필요한 최소 정족수는 4명이다. 최고위 회의를 보이콧하고 있는 3명의 최고위원들에 한 사람만 더 동조해도 최고위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손 대표가 공석인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추가 임명해 최고위원이 9명으로 늘어나면 3명이 불참해도 최고위는 6명으로 정상 가동될 수 있다.

당내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어나기 이전부터 손 대표가 바른정당 출신 최고위원들의 집단 반발로 최고위가 무력화되는 상황을 경계해 지명직 최고위원 2명 임명 카드를 뒤로 미루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로에 대한 불신이 높은 상태에서 손 대표가 지명직 임명을 강행할 경우 단순히 계파 갈등을 넘어 당이 와해 수순으로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하 최고위원은 “대표의 일방적인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사실상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명직 최고위원은 대표의 사유물이 아니다. 당헌·당규에는 대표가 최고위와의 협의 하에 임명하도록 돼 있다”며 “다수의 최고위원들이 반대하는 데도 대표가 임명을 강행한다는 것은 당내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당을 사당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위기에 처한 우리 당을 일신하기 위해서는 지도부 중간평가 성격의 재신임 절차가 먼저 있어야 한다”며 “재신임을 받은 뒤에 지명직 최고위원 2명을 임명하는 것이 정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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