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15일(현지시간) 불에 타고 있다. 첨탑 근처에서 시작돼 7시간 넘게 계속된 이번 화재로 지붕이 무너져내리는 등 대성당 시설물들이 크게 훼손됐다. AP뉴시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이 15일(현지시간) 건립된 지 856년 만에 불에 탔다. 에펠탑과 함께 프랑스를 대표해 온 노트르담 대성당은 유럽 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곳이다. 독일군이 파리를 점령했던 2차 세계대전도 견뎌낸 노트르담 대성당이 화재 1시간 만에 지붕까지 무너져내리면서 파리 시민들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트르담은 ‘우리의 여인’이라는 뜻으로 성모 마리아를 뜻한다. 1163년 프랑스 루이 7세의 명령으로 센강 시테섬에서 공사를 시작해 완공에만 100여 년이 걸렸다. 지금도 해마다 방문객이 14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파리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관광명소다. 유네스코는 노트르담과 주변 지역의 가치를 인정해 1991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꼭대기에 세워져있던 성 바오로 2세 조각상이 11일(현지시간) 복원작업을 위해 성당 아래로 내려오고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건립된 후 850년 동안 수차례 복원을 거쳤다. AP뉴시스


노트르담 대성당은 프랑스 고딕건축 양식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손꼽힌다. 장미창으로 불리는 스테인드글라스 3개도 관광객들의 필수 관람코스다. 쌍둥이 종탑은 19세기 말 에펠탑이 완성되기 전까지 파리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대성당 내에도 귀중한 보물이 가득하다. 수백년 역사를 자랑하는 대성당의 여러 종 가운데 가장 큰 에마뉘엘은 2차 세계대전 종전 등 프랑스 역사의 중요한 순간들을 알렸다. 현재도 축제나 국가 행사에 사용된다. 노트르담 대성당 주요 행사에 사용되는 대형 파이프오르간은 세계 최정상 오르간 연주자들에게 사랑받는다. 성당 정면 입구 쪽에는 그리스도의 부활과 성모 마리아를 주제로 한 조각상들이 장식되어 있다. 이외에도 성십자가, 거룩한 못 등 기독교 유물들도 상당수 보관돼 있다.

프랑스 파리 시민들이 15일(현지시간) 불타오르는 노트르담 대성당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AP뉴시스

노트르담 대성당은 가톨릭국가 프랑스의 정신적 안식처이기도 했다. 프랑스 혁명 이전 중요한 정치 행사와 왕실 의식이 이곳에서 진행됐다. 스코틀랜드의 제임스 5세, 메리 여왕 등 영국과 프랑스 왕가의 결혼식이 이곳에서 열렸다. 1804년에는 교황 비오 7세가 참석한 가운데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대관식도 거행됐다. 현대 들어서도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의 장례식 등 주요 국가 행사가 개최되는 곳이다.

프랑스 대혁명 당시에는 시설 일부가 파손되기도 했다. 혁명군이 성당을 식량 저장창고로 썼고, 조각상을 파괴하거나 종교 유물을 녹였다. 빅토르 위고가 1831년 쓴 소설 ‘노트르담의 꼽추’가 알려지면서 성당을 살리자는 캠페인이 일어났고, 중세건축물 수리와 복원에 힘쓴 건축가 외젠 비올레르뒤크가 복구를 감독했다. 1차 세계대전 때는 폭격으로 성당 석조 세공이 훼손됐다. 노트르담 대성당은 1996년 대규모 수리 작업을 끝낸 상태였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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