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심각한 회담 중독만 확인됐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지랖 운운하며 공개 모욕한 북한에 대해 이번 만큼은 문 대통령이 단호히 대처하지 않을까 기대했지만 역시는 역시였다. 제가 헛된 희망을 가졌었나 보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북한의 형편이 되는 대로 장소와 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과 북이 마주 앉아 논의하자”며 제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2일 시정연설에서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발언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김정은은 시정연설을 통해 제재 완화 없이는 비핵화 의지가 없음을 보여줬는데도, 문 대통령만 홀로 ‘북한이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천명했다’고 한다”며 “과연 똑같은 시정연설을 본 것인지 갸우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어떤 막말과 비난을 해도 무조건 평화와 대화로밖에 들리지 않는 것인지, 현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회담을 위한 회담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며 “남북회담만 백 번, 천 번 한다고 비핵화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북한으로부터 확실한 비핵화 약속을 받아낼 회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쯤 되면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은 맹목적 종북정책이요, 김정은에 대한 집착은 가히 스토킹 수준”이라는 논평을 냈다. 김 대변인은 “북한과 김정은에 대한 문 대통령의 외사랑이 도를 넘고 있다”며 “대한민국 국가원수로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 그만하라’는 조롱을 듣고도 ‘북한의 대화 의지를 환영한다’고 하니 국민으로서 무슨 상황인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미 문 대통령의 ‘단계적 비핵화’와 ‘제재 완화’라는 중재안은 미국과 북한 모두에게 퇴짜를 맞은 상황”이라며 “어떻게든 북한의 선(善)을 믿고 싶은 망상에서 비롯된 일방적 집착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같은 당 민경욱 대변인은 문 대통령을 겨냥해 “참 성격도 좋으십니다. ‘배알’도 없는가, 국민이 묻습니다”라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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