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한 여당 의원들 자리가 비어있다. 뉴시스

“박지원 의원 출석을 위해 직접 전화 연결했지만,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안 받는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전화를 받지 않는다. 박 의원은 지역으로 내려갔다는 얘기가 있다. 의사일정을 마무리하지 못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여상규 자유한국당 의원이 머쓱한 표정으로 위원장석에 앉았다. 18일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는 결국 의결정족수 미달로 무산됐다. 국회법에 따라 안건을 표결에 부치려면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박 의원의 불참으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조건을 채우지 못했다. 한국당은 법사위 전체 위원 18명 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이 전원 불참하더라도 10명은 채울 수 있다고 예상했지만, 박 의원이 불참하면서 9명만이 회의에 참석하는 데 그쳤다.

여 위원장은 “야당 의원 9분이 참석해 계시고 박지원 의원이 참석하신다고 했기 때문에 정확히 10분이 되면 의결정족수를 충족할 수 있는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박 의원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제가 보고를 받기에는 민주당이 불참을 종용하지 않았겠냐고 한다. 회의가 4시에 개의했는데, 정확히 4시40분에 다른 일정이 생겨서 이 회의에 참석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전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페이스북에 “관례에도 어긋난 간사 간 합의 없는 상정이기에 법사위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남겼다. 그는 “오후 4시 지나 바른미래당 오신환 간사가 전화가 와서 ‘간사 간 합의가 안 되었다면, 생각해 보겠습니다’고 답했다. 회의 시작 전 법사위 행정실에서 참석 여부 확인 있어 미정이라 답변했고 회의 중간 다시 확인 전화 와서 불참한다고 답변했다는 보좌관 전화가 있었다”며 “저는 민주당에도 문형배 후보자는 적격 채택하고 이미선 후보는 더 논의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후 4시56분 일반전화로 (여 위원장이) 저에게 전화를 했다. 그 시간 저는 제 핸드폰으로 다른 일을 하고 있어서 받지 못했고 저는 통상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일반전화는 받지 않는 습관이 있다. 위원장께서 전화주시기 전 저는 이미 법사위 불참을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두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함께 상정하자고 요청했지만,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자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야당은 문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만 채택할 수 있다고 맞섰다.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이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겠다는 야당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간사 간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안건을 상정하는 것이 어딨느냐”고 말한 뒤 회의장을 나갔다.

여 위원장은 “세상에 저런 집권 여당도 있나. 대통령이 요구한 청문보고서 채택 안건 두 건 중에 한 건만 상정한다고 집권 여당이 그것마저도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도 “이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증여세 탈루, 논문 표절, 주식 거래 의혹이 제기됐지만 규명된 것이 전혀 없다”며 “지금이라도 이 후보자는 자진사퇴 해야 한다. 조국 민정수석은 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 사유서 어디를 봐도 이 후보자가 40대 여성이고 지방대 출신이기 때문에 재판관 돼야 한다는 주장은 한 문장도 한 단어도 없다”며 “결국은 고위공직자로서 도덕성, 자질, 능력 이런 것은 차치하고 ‘기승전코드’다. 코드만 맞으면 무조건 임명을 강행한다. 코드에 맞는 인사로 헌법재판소 장악하겠다는 것이 여실히 보이는 사례가 이 후보자 사례라고 보인다”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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