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아파트 살인사건’에서 과거 신고를 받고 출동했던 경찰의 책임을 두고 논쟁이 뜨겁다. 한쪽에서는 “경찰 대처가 미흡해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한 만큼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대편에서는 “시스템의 문제를 경찰 개인에게 돌린다”는 문책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정확하게 반대되는 주장을 담은 청원들이 올라왔다.

지난 18일 청원 게시판에는 부실한 대처로 예견된 사건을 막지 못한 경찰과 관련자들의 엄중한 수사를 촉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가해자 안(인득)씨 위층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안씨의 위협 행동) 7건 중 4건을 신고했지만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적절한 보호조치를 받지 못했다. 심지어 안씨와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출동 경찰이 특별한 조치 없이 돌아간 일도 있었다”며 “주민들이 신고했을 때 피해자들이 적절한 보호조치를 받았다면 17일에 벌어진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찰은 수차례 동일인에 대한 신고를 받았다. 왜 경찰들은 안씨의 과거 범죄를 즉각 조사하지 않았나”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또 “안씨는 2015년 폭력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때 조현병 판정을 받아 보호관찰 대상이 됐다”면서 “보호관찰 대상이 또다시 범죄를 저질렀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 매뉴얼의 문제인가. 경찰들의 근무 태만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작성자는 마지막으로 ▲매뉴얼 준수 여부 ▲보호관찰 대상 파악 못한 이유 ▲경찰관들의 사과 및 처벌 ▲스토킹 방지법에 대한 도입 논의 등을 요구했다.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경찰관 문책을 중단해달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왔다. 출처=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하루 뒤인 19일에는 경찰 문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작성자는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수차례 출동했으나 살인을 막지 못했다는 인과관계로만 이 사건을 정의해서는 안된다”며 “이 사건은 출동한 경찰관의 태만이나 과실로 인한 인재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출동한 경찰관이 조현병 환자를 어떻게 처리해야 했느냐가 문제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작성자는 “2017년 대구에서 조현병 환자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당사자의 허락 없이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폭행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며 “하지만 법원은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끼고 법을 집행하려 한 경찰관을 나무라고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 가해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듯 경찰은 사건의 장래 결과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고통을 받게 된다. 결국은 운에 맡기는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작성자는 이어 “경찰청장님께 경찰관 문책 중지를 청원한다”면서 “경찰청장이 앞장서서 해당 경찰관을 질책하겠다는 태도는 자리 보존을 위한 무책임한 행동이다. 오히려 경찰청장님이 조직 관리 부실을 책임지고 사퇴해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평범한 경찰관은 시민의 안전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노력하고 있다”며 “국민에게 간곡히 요청한다. 신체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경찰이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굳건하게 바로 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찰 문책을 촉구하는 청원은 19일 오후 2시 현재 9만 1000여 명, 문책 중단을 요구하는 청원은 3만 2000여 명의 동의를 받았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와 민갑룡 경찰청장은 현장 경찰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초기 대처가 미흡했다면 관련자들을 처벌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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