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각) 타슈켄트 대통령궁 영빈관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 사상 처음으로 가진 우즈베키스탄 의회 연설에서 남북 철도를 기점으로 하는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타슈켄트 하원 본회의장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상·하원 220여명을 대상으로 연설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나의 상상은 한국의 서울에서 철도를 통해 유라시아 대륙을 지나 멋진 타슈켄트 기차역에 내리는 꿈으로 이어졌다”며 “양국의 고대 국가들이 실크로드를 통해 교류했던 것처럼 21세기 철의 실크로드, 철도를 통해 양국이 이어져 상생 번영하는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를 통해 양국이 만나는 일은 중앙아시아와 태평양이 만나는 새로운 번영의 꿈”이라며 “여러분,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뛰지 않습니까?”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1993년 유엔총회에서 나온 우즈베키스탄의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창설 제안, 2009년 중앙아시아 비핵지대 조약 발효 사실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는 우리의 공동번영과 이어져 있다”며 “중앙아시아 비핵화 선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이루고자 하는 우리 정부에게도 교훈과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한반도 남북의 철도는 국제사회로부터 지지와 축하를 받으며, 연결 착공식을 가졌다”며 “우리는 반드시 대륙을 통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고구려 사신의 모습을 담은 ‘아프로시압 벽화’를 언급하며 “(철의 실크로드는) 우리 고대인들이 벽화 속에서 나와 다시 손잡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 벽화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아프로시압 박물관에 전시돼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여러분들처럼 1400년전 우즈베키스탄인들도 멀리서 찾아온 손님을 환대하고, 가장 중요한 서쪽 벽에 아프로시압 벽화로 남겼다”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고대국가 시기부터 사신들이 오고 간 친구 국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에 적극적 지지를 표명한 우즈베키스탄에 사의를 표명하고, 중앙아시아의 비핵화 선례를 공유받겠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은 한국의 형제로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었다”며 “2000년 초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사업에 총 7차례에 걸쳐 인력을 파견했고, 2017년 11월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유엔총회 올림픽 휴전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주었다”고 말했다. ‘아몬드를 보호해 주는 것은 껍질이고, 사람을 보호해 주는 것은 친구다’라는 우즈베키스탄 속담을 인용해 감사의 뜻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과 한국은 어느 국가도 경험하지 못한 특별한 관계를 맺어왔다”며 “우즈베키스탄의 발전이 한국의 발전이다. 한국은 경제성장의 경험을 기꺼이 우즈베키스탄과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양국의 교류는 혁신과 번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서로의 벽화에 새로운 교류의 역사를 새길 것이며, 우리의 후손들에게 양국의 형제애를 영원히 남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타슈켄트=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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