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핵심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씨가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사흘 만에 풀려났다. 법원은 윤씨의 개인 비래 혐의를 별건 수사로 보고 구속 사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씨의 신병을 확보한 뒤 김 전 차관과의 연결고리를 확인하려던 검찰의 수사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사기 및 알선수재 등의 혐의를 받은 윤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신 부장판사는 “수사 개시 시기나 경위, 영장청구서상 혐의 내용과 성격, 주요 혐의 소명 정도, 윤씨 체포 경위나 체포 후 수사 경과, 윤씨 변소의 진위 확인 및 방어권 보장 필요성, 수사 및 영장 심문 과정에서 윤씨 태도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신 부장판사는 이어 “피의자 조사를 위한 48시간 체포시한을 넘겨 피의자를 계속 구금해야 할 필요성 및 구속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는 윤씨 변호인 측이 주장한 ‘별건 수사’ 등의 주장이 일부 받아들여 진 것으로 보인다.

구속 심사에 앞서 윤씨의 변호인은 기자들과 만나 수사단이 윤씨의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별건 수사”라며 “개인 사건으로 윤씨 신병을 확보해 놓고 본 건(김학의 사건)의 자백을 받아내려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윤씨는 구속 심사에서 “김 전 차관에 대한 수사에 대해 협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윤씨가 태도를 바꾼 것도 영장 기각 사유 배경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윤씨가 언제 또 태도를 바꿀지 미지수다.

2013년 검찰 수사에서 “김 전 차관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취지로 이야기를 했지만 검찰이 조서에 기록을 남기려하자 진술을 철회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차관은 “윤씨를 알지 못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각종 의혹과 관련해 부인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 검찰과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이하 수사단)은 윤씨 신병을 확보해 김 전 차관과 연결된 뇌물 및 성범죄 의혹 관련 단서를 확보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영장이 기각되면서 수사단의 계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서울 동부구치소에서 풀려난 윤씨는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한 채 준비된 차를 타고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수사단 측은 “법원에서 체포영장까지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이고, 진술 거부까지 하고 있는데 영장을 기각하는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반발했다. 수사단은 또 혐의를 보강해 다음 주 중에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수사단은 윤씨가 골프장 개발 추진 과정에서 인허가를 받아주겠다고 하고 검찰 수사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았으며, 사생활을 폭로하겠다며 감사원 소속 공무원에게 돈을 받으려 한 점 등은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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