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23일 “문재인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더 심한 헌법 파괴 행위를 일삼는데도, 당은 민주당 2중대 역할을 하고 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 의원은 2017년 4월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국민의당에 합류해 지금껏 바른미래당 당적을 유지해왔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바른미래당 의총에서 패스트트랙 합의안 처리가 지도부의 수적 횡포 속에 가결되었다. 돌이킬 수 없는 정치적, 역사적 죄악을 저지르고 말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이 민주당 2중대, 3중대로 전락하고 있는 것을 비판한 것을 빌미로 손학규 지도부가 나를 징계할 때부터 탈당을 결심했지만,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그 모든 수모를 감내해왔다”며 “이제 더 이상 당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다. 여기까지가 내 소임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은 창당된 지 1년이 넘었어도 자신들이 보수인지, 진보인지 밝히지 못할 만큼 혼돈의 정체성으로 갈지자 행보만을 일관하고 있다. 국민들의 정치 환멸과 냉소만을 증폭시켜 왔을 뿐”이라며 “이제 그 누구도 바른미래당에서 미래를 찾는 사람은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탈당 후 계획에 대해서 “신보수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며 “보수가 힘을 합쳐 문재인의 광기 어린 좌파 폭주를 저지하고, 과거 보수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유한국당 입당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한국당에 입당하겠다는 말은 꺼낸 적이 없다”며 “한국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일 때, 새로운 보수 세력에 대한 여건이 만들어졌을 때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 의총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바른미래당 의원들께 드리는 마지막 부탁’이라며 페이스북에 “의원들이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4시간에 걸친 마라톤 회의 끝에 선거제도 개편안과 개혁법안(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법·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기로 결정했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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