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한일관계는 한국의 지나친 과거 지향적 자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보다 끔찍한 과거를 겪고도 ‘무서운 침묵’을 하는 베트남처럼 한국이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찾기 방치되고 있는 한일관계, 타개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정 의원 페이스북 영상 캡처

정 의원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 찾기 방치되고 있는 한일관계, 타개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중국과 일본, 미국과 일본이 밀월관계를 형성하는 사이 한국만 외교적으로 고립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 의원은 “바로 오늘 칭다오에서 열리는 중국 해군창설 70주년 관함식에서 중국은 욱일기를 달고 있는 일본 호위함을 받아들였다. 이는 지난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서 한국이 욱일기 게양을 막아 일본 함정이 오지 못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면서 “미일간 협력도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두 정상이 골프회담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파티에도 초대받는 등 보란 듯 밀월모습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또 다른 나라에는 극비로 삼는 스텔스 전투기 기술을 일본에만 전수해준다는 뉴스가 나왔다”고 한탄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찾기 방치되고 있는 한일관계, 타개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정 의원 페이스북 영상 캡처

정 의원은 한반도를 둘러싼 강국들이 밀월관계를 이루는 사이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대변인 역할만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정은으로부터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는 표현을 들어도 한마디 못하는 문재인 정권이 북한 대변인이라는 표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표현을 누가 썼다고 해서 용납하지 않겠다고 주먹을 불끈 내 보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으로 불리는 동안에 아베는 미국의 대행자로 나서고 있다’고 한 유명 칼럼니스트의 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국익에 부합하려면 전통적인 한미일 동맹관계 복원이 절실하다면서 ‘베트남의 침묵’을 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트남은 1940년부터 73년까지 일본으로부터 침공 받고 프랑스와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미국과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그리고 중국과도 갈등을 빚었고 그 결과 인구의 10%인 700만 명이 목숨을 잃는 고통을 겪었다”면서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과거 자신을 침략 학살하고 식민지 지배했던 미국과 프랑스, 일본 중국에게 사과나 보상을 요구했다는 기록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68년 3월 미군이 베트남 밀라이 마을에서 남녀노소 347명을 무차별 학살한 사건도 거론했다.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오른쪽)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대안찾기 방치되고 있는 한일관계, 타개 가능한가?’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정 의원 페이스북 캡처

정 의원은 “미국 정부가 밀라이 마을에 추모공원을 건립하고 보상하겠다고 하자 베트남 정부는 단호히 거절하고 자력으로 추모공원을 만들었다”면서 “이런 무서운 침묵은 세계의 존경과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한일 과거사 문제를 풀기 위해선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외교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고 한다. 한일 과거사 문제 70년을 돌이켜보면서 이제 좀 우리가 변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지나친 과거 지향적 자세로는 국제사회 리더가 될 수 없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된다. 우리보다 훨씬 가혹한 역사와 처절한 고난을 겪었던 베트남이 취하는 자세와 모습이 우리에게 무엇을 일깨워주는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 모두발언 전문

5월 1일부터 일본에 새로운 일왕이 즉위하게 된다. 일본사람들은 새 시대가 열린다고 한다. 전환시대를 맞아서 지금의 한일관계를 냉철하게 짚어보는 점검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해서 토론회를 개최하게 됐다.

바로 오늘 칭다오에서 열리는 중국 해군창설 70주년 관함식에서 중국은 욱일기를 달고 있는 일본 호위함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제주 국제 관함식에서는 욱일기의 게양을 막아서 결국 일본 함정이 우리나라를 오지 못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 미일간 협력이 갈수록 탄탄해지고 있다.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고 두 정상이 골프회동도 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생일파티도 초대받고 보란 듯 미일간 밀월 모습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나라에게는 극비로 삼는 스텔스 전투기 기술을 일본에만 전수해주는 이런 뉴스가 나오고 있다.

결국 한반도 둘러싸고 우리나라만 고립되고 있다. 김정은으로부터 ‘오지랖 넗은 중재자’라는 표현을 들어도 한마디 못하는 문재인 정권이 북한 대변인이라는 표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표현을 누가 썼다고 해서 용납하지 않겠다고 주먹을 불끈 내보이고 있다.

오늘 아침 유명 칼럼니스트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대변인 불리는 동안에 아베 일본 총리는 미국의 대행자로 나서고 있다’고 썼다. 이 얼마나 대조적인가.

한일관계 최악 위기 상태를 맞고 있다. 전통적 한미일 동맹관계 복원해야 한다. 그것이 국익에 부합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다른 나라 사례를 들겠다. 베트남은 1940년부터 73까지 30여 년 동안 일본으로 부터 침공 받고, 프랑스와의 제1차 인도차이나 전쟁, 미국과의 제2차 인도차이나 전쟁을 겪었고 중국과 갈등을 겪었다. 이렇게 해서 전체 인구 10%인 7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런데 베트남 정부가 과거 자신을 침략하고 학살했던 또 식민지 지배했던 미국 프랑스 일본 중국에게 사과나 보상을 요구했다는 기록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베트남 전쟁 중 미군에 의한 밀라니 학살사건이 있었다. 미국 정부는 추모공원 건립하고 보상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베트남 정부는 단호히 거절하고 자력으로 추모공원을 만들었다. 이런 무서운 침묵은 그 후 국제사회에서 존경과 두려움의 대상이 됐다.

외교에는 영원한 친구도 영원한 적도 없다고 한다. 한일과거사 문제 70년을 돌이켜보면서 이제 좀 우리가 변할 때가 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을 갖게 된다. 지나친 과거 지향적 자세로는 국제사회 리더가 될 수 없다. 과거와 현재, 현재와 미래는 분리해야 된다.

우리보다 훨씬 가혹한 역사와 처절한 고난을 겪었던 베트남이 취하는 자세와 모습은 우리에게 무엇을 일깨워주는가 생각해보는 아침이 됐으면 좋겠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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