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사용기한을 4개월이나 넘긴 폐기 대상 수액을 영아에게 주사한 서울의 한 대학병원을 고발한 글이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채널A가 지난 24일 관련 내용을 보도한 데 이어 영아의 아버지가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다.

채널A 방송화면 캡쳐

국민청원과 채널A의 보도를 종합하면 작성자의 아기는 지난달 11일 급성 기관지염과 폐렴으로 서울 소재 한 대학병원에 입원했다. 아기는 입원한 지 3일이 지나 약 200㎖ 분량의 수액을 맞았다.

그런데 부부는 수액 용기를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수액 사용 기한이 지난해 11월 3일까지였던 것이다. 사용 기한이 지난 수액은 세균 감염 가능성이 있어 즉시 폐기해야 한다. 피해 영아의 아버지는 “(의료진이) 확인도 하지 않고 (수액을) 놓았다”고 주장했다.

부부는 문제를 제기했고 병원 원무팀은 경위를 파악해 한 달 안으로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아기가 퇴원한 이후로 병원 측에서는 연락이 없었다.



작성자는 지난 8일 답답한 마음에 먼저 전화를 했다. 그런데 병원 측 관계자의 답변이 황당했다. 해당 관계자는 “(담당자가) 집안에 좀 큰 일이 생겨가지고요. 왜 화를 내시는지 이해가 안 가고요. 제가 잘못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 항의 끝에 결국 해당 주치의와 간호사들은 작성자 부부에게 사과했고 병원은 관련자 처벌을 약속했다.

작성자는 이날 게재한 글에서 “주치의 선생님이나 간호사분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 이 분들은 우리 가족에게 충분한 사과를 했고 그 진심이 전해졌다”면서 “병원이 관리를 소홀하게 했다. 폐기 대상 수액을 환자에게 투약한 병원의 시스템과 담당자들의 안일함, 근무 태만이 제일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청와대 국민청원 글 캡쳐

이어 “일차적으로 의약품을 관리하는 곳에서 약품을 먼저 확인하고 걸러지거나 이차적으로 반출 시 전산 관리가 될 테니 해당 의약품의 바코드나 제품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문제없이 반출됐다”며 “반출 의약품은 저희 아기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에게도 투여가 될 수 있었다. 투약 전 최종 확인이 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현재 의료법상 의료 과실이나 사고에 대해서 환자 측이 소명을 하기가 쉽지 않다. 병원 측을 상대로 제대로 된 사과나 보상도 받기가 쉽지 않다”면서 “병을 키워 나오거나 제대로 조치를 받지 못한 것도 억울한데 책임도 물을 수 없다면 얼마나 억울할지 이번 사건으로 뼈저리게 느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개인이 큰 재단을 상대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부모로서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할 테니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 상황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글을 마쳤다.

박준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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