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20만명의 참여를 이끌어낸 ‘한국당 해산’ 청원을 놓고 청와대의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정용기 한국당 의원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한국당 해산 청원에 100만명이 동참했다고 보도됐지만, 그 중 14만명 이상이 베트남에서 접속했다고 한다”며 “역사의 죄인이면서 실정법상 당장 구속해야 할, 지금 청와대 안에서 청원을 조작하는 것은 누구냐”고 주장했다. 다만 정 의원은 베트남 접속자 수를 집계한 자료의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정 의원은 이어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작된 청원으로 ‘위헌 정당’이라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어겼다고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며 “‘바둑이’가 풀려나니 또 다른 강아지 만들어 ‘킹크랩’으로 배후를 조종하는 게 청와대에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지난 22일 시작된 청원은 30일 오후 5시45분 현재 126만6416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 수는 오전 9시20분쯤 100만명을 넘어섰고, 오후 3시20분쯤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처벌 감경 반대’ 청원(119만2049명)이 세운 기존의 최다 기록을 다시 썼다.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사상 최다 참여자 수를 경신한 이 청원은 한국당에 작지 않은 위협이 될 수 있다.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청와대의 청원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역사의 죄인’이나 ‘구속 대상’이라는 험한 말들이 쏟아진 이유다.

같은 당 박성중 의원은 “온라인 좌파 세력이 아이디 무한 생성기를 이용해 무한 접속이 가능하다. (청와대 국민청원이) 조작에 무방비 상태”라며 “청와대가 정정당당하다면 한국당 전문가들과 함께 공동 조사해 청원 게시판이 제대로 운용되고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국당 해산 청원에 대해서도 “조작 정보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얼마든지 농단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청원이 지난 22일에 시작돼 일주일 뒤인 28일까지 20만명이 청원했다. (청원 과정이) 전날 본격적으로 언론에 도배되면서 이날 오후 1시까지 100만명이 더 추가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청원 게시판에는 국민과 직접 소통해 정책의 방향을 정하겠다는 순기능이 있었다. 지금은 정쟁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청와대가 이를 방조하는 게 큰 문제”라며 “전날 이후 보도를 보면 한국당 해산 청원 기사는 350개고 더불어민주당 해산 청원 기사는 180개다. 언론과 포털이 한 쪽으로 완전히 도배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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