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의 전(前)단계인 협심증의 증상이 남녀간에 다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남자는 왼쪽 가슴에 쥐어짜고 조이는 듯한 통증이 5분 이내, 여성은 윗배(상복부)에 둔하고 체한 듯한 통증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가슴 한가운데가 아프고 운동을 하거나 언덕·계단을 오를 때 악화되는 경우 협심증일 가능성이 높았다.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조동혁, 박성미, 심완주 교수팀은 흉통을 호소한 환자 1549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남성은 전형적이지만 여성은 비전형적으로 나타나 남녀의 증상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협심증은 심근경색으로 진행해 생명과 건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 심근경색은 심장의 관상동맥내 혈전(피떡)의 파열로 급격한 가슴통증을 유발해 급사의 원인이 된다.

협심증은 관상동맥의 협착(좁아짐)으로 만성 흉통을 유발하고 심근경색의 중요한 위험인자다. 심근경색이 보다 중증이지만 협심증은 그보다 유병률이 훨씬 높아 많은 환자들에서 문제된다.

가슴이 아픈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는 협심증 뿐 아니라 대상포진, 근골격계질환, 호흡기질환, 정신질환 등 여러 질환들이 있어 협심증으로 인한 증상임을 감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어떠한 양상의 흉통이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서양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인 대상으로 최초로 흉통 양상과 협심증과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것이다.

연구결과 협심증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가슴 한 가운데가 아프거나 언덕·계단 오르기와 같은 활동에 의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 심혈관조영술에서 관상동맥혈관 협착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위험한 증상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왼쪽 가슴, 여성은 상복부의 통증을 주로 호소했다. 남성은 쥐어짜는 통증을 호소하고 여성은 둔하고 애매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증상의 지속 시간은 남성은 5분 이내로 짧은 경우가 48.4%로 많았지만 여성은 5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54.6%로 더 많았다. 심지어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27.0%로 나타났다.

조동혁 교수는 "가슴 한가운데 통증이 운동에 의해 악화되는 경우 순환기내과 진료가 필요하다. 또 남성의 경우 전형적인 흉통을 호소하는 반면 여성의 경우 비전형적인 경향을 보여 적절한 진료가 늦어질 수 있으므로 보다 세심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별의 차이가 크므로 빠르고 정확한 협심증 감별을 위해 남녀간 다른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기존 연구에서는 (심리적)스트레스에 의한 통증은 협심증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번 연구에서 여성에서는 스트레스에 의해 흉통이 악화되는 경우는 협심증일 가능성이 낮게 나왔다”면서 “‘화병’과 같은 다른 심리적 질환을 여성은 흉통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대한내과학회지 2019년에 수록될 예정이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