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30만 가구 공급 계획 입지 중 한 곳인 선바위역 인근 과천시 과천동 인근 비닐하우스. 과천=최민우 기자

지난해 12월 정부는 3기 신도시 예정지로 경기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테크노밸리 등 세 곳을 선정했다. 최근에는 경기 고양 창릉, 부천 대장 등 2곳을 추가했다. 여기에 경기 과천시 과천동은 3기 신도시 정도의 크기는 아니지만 강남권과 인접해 관심을 모았다. 이후 이 지역 땅 주인들은 표정을 어떻게 지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13일 과천시 과천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발표로 땅값은 계속 오르고 있는데 보상은 제대로 받을 수 있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그러다 보니 아예 매물 자체가 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웃지만 불안하다

일단 개발 호재를 업고 3기 신도시 예정지의 땅값들은 수직으로 상승했다.
인천 1호선 작전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만난 60대 지역 주민 A씨는 “사촌 오빠와 언니는 이번에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울고 웃었다”며 “오빠가 가진 땅은 3기 신도시에 포함됐고 언니 땅은 포함되지 않으면서 그동안 비슷했던 땅값이 갑자기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과천시 선바위역 인근의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70대 B씨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
B씨는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이유만으로 개별 공시지가는 수년간 ㎡당 40만원대 초반에 머물렀다”며 “지난해 3기 신도시 개발 소식 덕에 ㎡당 48만원 정도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과천시 지가변동률은 0.682%로 같은 기간 경기도 평균 지가변동률인 0.363%보다 1.8배 높았다.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수도 없다. B씨는 “3기 신도시 예정지가 됐다니 다들 돈 엄청 벌었다며 축하하는데 하나도 좋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유는 개발 예정지 땅값을 정부가 표준지 개별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B씨의 땅 주변 농지(전·답)는 3.3㎡당 600만~2000만원, 도로 옆 대지는 7000만~8000만원까지 높은 시세가 형성됐다. B씨의 땅도 평당(3.3㎡) 공시지가는 165만원인데 3기 신도시 발표가 난 뒤 시장에서 나온 가격은 600만원을 넘었다.

여기에 자기 땅은 공시지가 기준으로 받고 인근 전답을 매입할 때는 시장 거래가를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선바위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3기 신도시 예정지는 물론 인근 땅까지 덩달아 가격이 오른 상황”이라며 “자기 땅은 제값도 받지 못한 채 내주고 인근 땅은 실거래가로 사야 하니 자기 돈을 보태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쉬운 건 정부, 주민들 “무조건 버텨라”

땅 주인들에게 무기가 없는 건 아니다. 호가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팔려고 했던 땅들을 거둬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정부는 3기 신도시 예정지를 발표하면서 입주자 모집 일정 즉 분양을 2022년부터 순차적으로 개시하겠다고 했다. 시간 제약이 있는 정부로서는 막판이 되면 시간에 쫓겨 주민들의 요구 조건을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거다.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버티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작전역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는 “거래는 활발하지 않지만 대토보상을 받으려는 분들의 문의는 계속되고 있다”면서 “협상이 지연될수록 착공 시점이 늦춰지는 만큼 결국은 주민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토지보상금이 늘어나면 건축비가 올라가는 만큼 3기 신도시의 공급가격도 동반 상승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돼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토지 비용”이라며 “토지보상금이 오를수록 분양가가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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